최근 폭로 전문 사이트인 '위키리크스'가 언급한 '고위 탈북자 망명'과 관련, 북한 양강도 설정식(40) 청년동맹 제1비서(책임자)가 작년 6월 탈북해 남한으로 망명한 것으로 2일 확인됐다. 또 북한의 동북아지역 공관장급 외교관도 작년 하반기 남한으로 망명했다. 외화벌이 총회사 사장을 지낸 인사도 서울에 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소식통은 이날 "설정식은 작년 김정은이 후계자로 내정된 이후 30~40대 인물들이 중앙·지방의 요직을 차지하는 가운데 주목받았던 인물 중 한 명"이라고 말했다. 청년동맹은 전국적 조직을 갖춘 북한의 핵심 사회단체로, 청년동맹 간부 가운데 노동당 핵심 부서로 발탁되는 경우가 많다. 망명 이유에 대해선 "북한판 386인 설씨는 외부 세계에 관심이 많고 남한 드라마 등을 좋아했는데 이런 성향 때문에 문제가 생겨 탈북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통일부가 발간한 2009년 '북한 기관·단체별 인명집'에는 양강도 청년동맹 제1비서를 '설정식'이라고 적어 놨지만, 2010년 인명집에는 빈칸으로 처리했다.

다른 소식통은 "동북아지역 고위급 외교관이 작년 말 망명했으며 전기 관련 물자를 사러 해외로 나왔던 외화벌이 총회사 사장도 우리측에 넘어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외교 전문에 따르면, 올해 1월 당시 유명환 외교부 장관은 방한 중이던 미 국무부 로버트 킹 대북인권특사에게 "해외 근무하는 다수 북한 고위 관리들이 최근 한국으로 망명했다"며 "북한 혼란상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가정보원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조선닷컴
강철환 기자 nkch@chosun.com
안용현 기자 ahnyh@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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