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두만강 연안의 국경지역에서 최근 ’자살 위장’이 의심되는 탈북자들이 부쩍 늘어, 국경경비대에 시신을 찾아 강을 수색하는 ‘행방불명자 수색 전담반’까지 등장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8일 전했다.

함경북도 온성군의 소식통은 이 방송에 “요즘 두만강에서는 국경경비대원이 쪽배를 타고 긴 막대기로 강바닥을 훑거나, 직접 물에 들어가 시신을 찾는 장면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면서 “지난 6월 자살로 위장해 탈북한 여성이 중국에서 잡혀온 이후 유사한 탈북 사례가 늘자 국경경비대에 일명 ‘시체조’라 불리는 수색반이 가동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온성군 문화회관의 예술선전대에서 일하던 이 여성의 옷과 신발이 두만강변에서 발견되고, 남자 친구와 갈등이 있었다는 사실도 드러나 자살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었는데, 중국으로 탈북한 뒤 한 달도 못돼 온성군 남양세관으로 압송돼 왔다”면서 “하지만 보위부 조사 과정에서 ’자살하려고 했는데 눈을 떠보니 중국 사람 집이었다’고 주장해 ‘2개월 노동단련대형’이라는 가벼운 처벌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 소식통은 또 “이 소문이 퍼지면서 7월에는 온성군 남양면의 한 가족이 두만강변에 유서와 신발만 남겨놓은 채 사라졌고, 10월 중순에는 국경경비대의 한 소대장이 군관학교에 갈 수 없게 된 것을 비관하는 내용의 유서를 써놓고 종적을 감췄다”고 전했다.

온성군의 또 다른 주민은 “(탈북자들이) 자살처럼 꾸미는 것은 중국 공안에 붙잡혀 북송될 경우 가벼운 처벌을 받기 위한 속임수”라면서 “이런 일이 생길 때마다 국경경비대 수색반이 두만강을 샅샅이 훑고 있지만 그들이 자살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RFA에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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