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위당국자는 14일 북한이 영변 핵시설에 실험용 경수로 1기를 건설하고 있다는 교도통신의 보도와 관련해 “사실관계를 파악하는게 우선”이라며 “그러나 만일 북한이 이런 방식으로 우리 관심을 유도하려고 한다면 바람직한 움직임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하고 “북한이 종전에도 그런 주장을 해왔기 때문에 가능성은 있을 듯하지만 사실관계 확인이 우선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북한은 지난 4월 노동신문에서 “자위적 억제력을 계속 강화할 것이며, 100% 우리의 원료와 기술에 의거한 경수로가 힘차게 돌아가는 것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옛날에도 북한의 자신들의 핵 능력이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우리에게 위협적인 전략을 구사해왔다”며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이 있다면 이런 방식은 아니어야 합당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한때 경수로는 확산 가능성이 적은 발전방식으로 여겨졌지만 근래에는 이를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특히 경수로 연료는 우라늄 농축문제와도 관련돼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북한을 협상장으로 끌어오는게 목표가 아니라 비핵화에 초점을 맞추는게 중요하다”며 “북한이 대화에 나와서도 ’내 뜻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나는 계속 간다’는 식으로 나온다면 대화의 좋은 진전을 기약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특히 최근 6자회담의 조속 재개를 주장하는 목소리에 대해 “제재를 안하고 협상.대화로 비핵화한다는 건 순진한 발상”이라며 “지금까지 6자회담의 역할을 과대해석한 측면이 있는데, 6자회담은 핵문제에 대처하는 하나의 전선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 당국자는 “6자회담은 북한이 전략적 결단을 하도록 만드는 요소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며 “북한 경제나 권력승계 등 내부 상황(internal dynamics)이 오히려 더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G20 이후 한반도 정세의 변화 가능성에 대해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지만 근거가 없다”며 “결국 북한이 태도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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