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연방 민족부 민족국장 부가이 니콜라이(60)씨는 고려인들 사이에서 '햇볕정책 전도사'라고 불릴 정도로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연구하고 러시아 사회에 홍보해 온 인물이다.

부가이씨는 햇볕정책과 고려인 강제이주에 대한 연구를 통해 4권의 책과 17편의 논문을 발표했고, 올 12월엔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과 러시아의 교류'라는 책을 출간할 예정이다.

재외동포재단(이사장 권병현)의 '재외 유공외국인사 초청' 사업에 따라 한국을 방문한 부가이씨는 29일 '한국인들은 한반도를 하나로 보지 않고 남쪽, 북쪽이라고 갈라놓고 생각하는 이른바 '분단사고'를 갖고 있다'며 '통일을 위해서는 이러한 '분단사고'부터 바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고려인들은 이러한 '분단사고'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통일에 지대한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며 '고려인들이 통일역군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한국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가이씨가 고려인들이 통일역군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근거는 고려인들 대부분이 북한에 고향을 두고 있고, 언제든 북한을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려인들의 강제이주사를 연구하면서 신순남 화백을 만났고, 그의 그림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다는 부가이씨는 3ㆍ8선을 돌아보면서 통일을 기원했을 정도로 한국의 통일에 한국인보다 관심이 큰 러시아 사회의 지한ㆍ친한파 인사다.

부가이씨는 '러시아인들은 한국의 통일을 바라고 있다. 러시아 정책이 북한에 영향을 주고 있는 만큼 향후 10~20년 안에 반드시 통일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햇볕정책과 함께 러시아와의 교류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부가이씨는 소련 과학아카데미 역사학연구소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모스크바 역사문화연구소에서 교수로 재직했으며 지금까지 고려인들의 권익보호를 위해 러시아 정부차원의 이해와 지지를 구하는 데 기여해 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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