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화산이 폭발하면 대홍수가 발생해 압록강과 두만강 주변 지역이 침수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국회 행정안전위 이명수(자유선진당) 의원이 26일 소방방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백두산이 분화(噴火)하면 화산폭발지수(VEI)가 6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화산폭발지수는 화산폭발의 지속시간, 분출물의 높이 및 양 등을 종합해 화산폭발의 강도를 나타내는 수치로, 지수 1이면 소규모, 2∼3이면 중규모, 4 이상이면 대규모 폭발로 분류된다.

지난봄 유럽에 ‘항공대란’을 일으킨 아이슬란드 화산의 경우 화산폭발지수가 5였다.

소방방재청은 백두산 화산이 폭발하면 물, 불, 지진, 화산재 순으로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직경 12㎞, 평균깊이 213m에 이르는 천지호에 담긴 20억t에 달하는 물이 넘치면서 인근 두만강, 압록강, 쑹화강(松花江) 인근 지역에 홍수가 발생한다.

분화 후 1시간 이후부터 압록강.두만강 유역이 넘치기 시작하고 1시간20분 이내 김정일 출생지까지 도달하며 1시간40분이 지나면 삼지연 방학캠프와 삼지연 병원, 삼지연 어린이 궁전이 사정권에 들어온다.

또 3시간20분 이내 홍수가 반경 약 30㎞ 거리까지 도달해 북한측 호텔, 아파트단지, 병원, 마을 등이 침수되고 5시간 후에는 북한 영토로 더욱 확대된다.

중국의 경우 분화 후 20분 내에 기상관측소와 변방초소 등이 홍수 영향권으로 들어가지만 거주지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됐다.

이후 홍수는 두만강을 따라 112시간만에 61㎞ 지점까지, 압록강을 따라 128시간만에 127.5㎞ 지점까지 도달한다.

또 100억㎥에 이르는 용암과 테프라가 분출되고 유황, 아황산가스 등 유독가스 분출로 주변 식생이 전멸하며 화산재는 25㎞ 상공까지 뒤덮는다.

화산재는 편서풍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양강도, 함경북도와 중국 지린성 일대까지 화산재가 퍼져 대규모 항공기 결항 사태가 발생한다.
소방방재청은 화산 폭발로 지진도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우리나라 행정구역에는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의원은 “최근 우리나라 뿐 아니라 중국.러시아 전문가 사이에서도 백두산 폭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따라서 기상청이나 외교통상부 등 유관기관과 협조해 백두산 주변 지역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를 하고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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