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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담 이모저모 북“만족 드렸죠?” 남“만족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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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0.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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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사실상 모든 쟁점에 의견을 접근시킨 남·북 양측은 30일 막판 산고(산고)를 겪은 끝에 합의서를 이끌어냈다. 북측은 한때 ‘회담 철수’를 주장하기도 했다.

○…합의서 서명은 금강산호텔과 서울 상황실을 연결하는 직통전화가 2시간 가까이 두절되는 바람에 오후 7시15분쯤 이루어졌다. 북측 최승철 단장에 이어 우리 측 박기륜(박기륜) 수석대표가 합의서를 각각 읽었다. 이유는 합의서 항목의 순서가 서로 달랐기 때문. 우리 측 것에는 ①이산가족방문단 교환 ②면회소 설치·운영 ③비전향장기수 송환으로 돼 있으나, 북측 것은 ②·③항 순서가 뒤바뀌었다.

합의서 교환 후 최 단장은 “쌍방 수뇌의 뜻을 받들어 합의서를 탄생시킴으로써 겨레의 통일열망을 더욱 북돋웠다”고 말했다. 박 수석대표는 “합의서 실행에 조금도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후 3시25분쯤 합의서 타결 직후에는 남한 측 박 수석대표가 “만족스런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고, 북측 최 단장은 “저는 (남쪽에) 만족을 드렸습니다”라며 북측이 양보했음을 강조했다.

○…이날 오전 회의가 정회된 후인 11시30분쯤 북측 관계자는 “우리 측 안(안)은 두번 세번 양보한 안”이라며 “남측이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평양으로 돌아가겠다”고 남측에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이에 한때 남북의 취재진으로 붐볐던 회담장 주변에는 싸늘한 냉기마저 감돌았다.

우리 측 대표단은 북측의 심리전 일환으로 간주, 이성적으로 대응한다는 자세를 견지했다.

○…사실상 합의에 도달했던 29일 상황은 하나의 극적인 드라마였다는 후문. 양측은 두 차례에 걸쳐 회의를 했으나 의견이 엇갈려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우리 측은 수정안에서 △면회소 설치를 합의문에 넣으며 △적십자 본회담 개최 일자를 확정하자고 밝혔다. 그러나 북측은 면회소 설치 원칙만을 합의하고, 비전향장기수는 이산가족 방문 이전에 송환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는 것.

양측은 29일 정회를 거듭하면서 각기 서울과 평양과의 조율을 거쳤다. 우리 측 통일부 관계자도 “최소한 적십자 본회담 날짜라도 받아내야 한다”고 하는 등 결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지 못했었다. 그러나 상황은 곧 반전됐다. 북한이 오후 8시 평양방송과 조선중앙방송 보도를 통해 자신들의 수정안이라며 우리 측 주장을 대폭 수용한 것. 우리 측은 회의에서는 전혀 들어보지 못한 양보안을 북한방송을 통해 듣게 된 것.

○…북한 중앙TV는 30일 남북 적십자회담 대표단이 이날 ‘이산가족 방문단 교환과 면회소 설치·운영 및 비전향장기수 송환에 관한 합의서’에 서명한 사실을 보도했다.

중앙TV는 이날 정규 뉴스에서 합의서 내용을 소개한 뒤 “역사적인 북남 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첫 사업으로 진행된 북남 적십자회담에서 인도주의 문제 해결과 관련한 합의서를 채택한 것은 온 겨레에게 새로운 희망과 기쁨을 안겨주고 북남관계를 개선하는 데서 중요한 의의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병묵기자 bmchoi@chosun.com

/금강산=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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