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호주, 영국, 벨기에 등 최근 들어 외교관계를 맺은 국가를 대상으로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에 파견된 각국 대표들을 철수토록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사 관계자는 27일 “북한이 지난해부터 수교한 호주 등 일부 국가를 대상으로 유엔사 군정위 대표를 철수해 주도록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는 지난 94년 군정위에서 대표단을 철수한 이래 북한이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 군정위 무력화 전략의 하나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의돈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9월 말~10월 초 사이 북한 판문점대표부 대표인 이찬복 상장(우리군 중장에 해당)이 북측과 수교한 국가의 베이징 주재 대사들과 만나 유엔사 해체의 당위성을 적은 서한을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황 대변인은 “이 상장은 심장병 치료차 베이징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자신 명의의 서한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은 지난 91년 3월 25일 군정위 유엔사측 수석 대표로 황원탁 한국군 소장이 임명된 후 94년 4월 28일 대표단을 철수시켰으며, 94년 5월 군정위 대체기구로 ‘조선인민군 판문점대표부’를 설치했다. 현재 군정위에 참여하고 있는 국가는 모두 15개국이다.
/ 유용원기자 kysu@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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