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남한을 거치지 않고 금강산을 관광하려면 큰 불편을 감수해야 해 상품성이 떨어진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북한은 최근 대남 통지문에서 남한 정부가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지 않을 경우 현재 현대아산으로 돼 있는 `금강산관광사업자'를 4월부터 변경할 수 있다고 밝혔다.

RFA는 23일 미국 일리노이주 소재 `아시아태평양 여행사'의 월터 키츠 대표 말을 인용, "구미(歐美) 관광객이 북한 내에서 금강산까지 이동해 관광을 하려면 가는 데만 자동차로 네다섯 시간 걸린다"면서 "보는 것에 비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 관광상품으로서 매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키츠 대표는 이어 "북한이 금강산 관광을 통해 외화를 벌려면 남한 관광객을 많이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방송은 전했다.

이에 대해 현대아산 관계자는 "외국인들이 서울을 출발해 금강산에 가려고 해도 역시 4시간 반 정도 걸리지만 북한 쪽에서 금강산에 접근하려면 도로가 안 좋아 훨씬 더 불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아산을 통해 금강산을 다녀온 외국인 관광객은 지금까지 1만2천명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다른 해외 여행업체를 통해 북한 내 다른 경로로 금강산 관광을 다녀온 외국인 숫자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북한 관광을 전문으로 하는 스웨덴 여행업체 `코리아콘술트(Korea Konsult)'의 율리아 달라드(Julia Dalard) 대표는 RFA에 "작년 9월 유럽인 관광단을 이끌고 금강산에 다녀왔으며 오는 7,8월께 다시 금강산관광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업체 홈페이지에 따르면 매년 전세계 30여개국 관광객들이 이 회사를 통해 북한을 방문한다.

중국 베이징의 고려여행사 관계자는 "북한을 여행하는 여러 상품 가운데 금강산관광도 포함돼 있지만, 금강산이 넓은 지역이어서 현대아산이 운영하는 관광코스와는 겹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금강산의 관광 코스가 모두 30개 정도라고 하는데 우리가 상품화한 코스는 10개 미만"이라면서 "다른 여행업체가 금강산 관광객을 모집한다고 해도 우리 사업권에 당장 타격을 주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연합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