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박 사건이 일어나면서 북한의 ‘성(性) 고문’이 도마 위에 올랐다. 민간대북매체인 열린북한방송은 17일 피해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북한의 성 고문을 폭로했다.

이에 따르면, 북한의 성 고문기법으로는 △옷 벗기기 △굴욕적인 자세 취하기 △가해자에 의한 강간 등이 있다. 임산부의 배를 차서 강제로 유산시키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옷 벗기기는 가장 흔한 유형에 속한다. 2000년 남양보위부에 수감된 정학민(가명)씨는 “보위원이 남녀가 함께 있는 곳에서 옷을 벗으라고 소리쳤다. 옷을 벗지 않자 보위원이 족쇄로 두 손을 묶어놓고 사정없이 밟았다”고 이 매체에 전했다. 로버트 박 역시 이 같은 고문을 겪었다며 극도의 수치심과 모멸감을 호소한 바 있다.

알몸상태에서 여성의 몸을 혹사시키는 경우도 있다. 일명 뽐뿌질(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2000년 온성군 보위부에서 조사를 받았던 김란(가명)씨는 “옷을 다 벗기고 손을 위로 올리게 한 뒤에 앉았다 일어나기를 반복시켰다”며 “고무장갑을 낀 손으로 자궁 속을 뒤지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신체 내부에 숨겼을 지도 모를 돈이나 귀금속을 찾아내기 위해서라고 한다.

수감자에 대한 강간도 빈번하다. 탈북자 지해남(가명)씨는 “예쁜 여자는 독방에 보내져 보위원들의 성노리개가 됐다”며 “여성 수감자들에게 강간에 준하는 성적피해를 가하는 것도 북한의 고문기법 중 하나”라고 전했다

임산부들에 대한 비인간적인 처우도 행해지고 있다. 2003년 온성군 보위부에서 3주간 조사를 받았다는 박영희(가명)씨는 “구둣발로 임산부의 배를 차서 강제로 유산시키는 것을 봤다”고 증언했다. 강제 유산의 이유는 ‘중국인의 씨를 배어왔다’는 것이었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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