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문화관광위원회는 28일 오홍근(오홍근) 국정홍보처장을 상대로 북한측이 조선일보 기자의 입북을 거부한 데 대한 정부의 미온적 대응을 이틀째 질타했다.

▲심재권(심재권·민주당) 의원=조선일보 기자가 입북하지 못한 것은 문제다. 국정홍보처의 취재 지원은 프레스센터에 기기 설치하는 것만이 아니다. 우리 언론사들이 충분히 보도하도록 파악하고 지원하는 것이 언론 지원의 핵심이다.

▲남경필(남경필·한나라당) 의원=조선일보 기자 입북 거부는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중대 행위다. 정상회담 관련 보도는 여러 시각이 반영돼야 하는데, 일방적으로 북한의 이익에 조금이라도 반하는 보도를 금한다는 식의 사태는 균형잡힌 국정 홍보에 결정적인 걸림돌이 될 것이다.

▲고흥길(고흥길·한나라당) 의원=북의 태도가 과거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 사례다. 적십자회담이 끝날때까지 북한 눈치 보면서 차일피일 미뤄 상황을 끌고 가면 심각한 사태가 발생될 우려가 있다.

▲정진석(정진석·자민련) 의원=조선일보 기자 입북 거부는 국민의 알 권리를 차단한 것이다. 언론인의 가장 큰 가치는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므로, 그 정신과 가치가 훼손되지 않게 유념해달라.

▲박종웅(박종웅·한나라당) 의원=북측의 오만에서 비롯된 일이다. 우리 정부에 대한 테스트라는 생각도 든다. 이런 식으로 끌려가면 남측 언론은 김정일 위원장이나 북한체제 옹호기사만 써야 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잘못하면 김정일 아니라 김대중(김대중) 대통령도 비판한다. 북한이 그런 걸 문제삼아 계속 꼬투리를 잡는 것은 우리 정부의 저자세 협상 태도에도 문제가 있다. 더구나 이산가족 문제를 논의하는데 특정기자가 안된다면, 더 민감한 정치·군사 문제에 대해서는 사람을 딱 찍어서 입맛에 맞는 사람만 오라고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오홍근 국정홍보처장=특정언론을 선별해 입북 거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재발되지 않도록 관련부서와 협력하겠다.

▲박 의원=정부가 너무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것 아닌가.

▲오 처장=남북정상회담 때도 유사한 일이 있어 정부가 부단히 접촉하고 대화해 들어간 것으로 안다.

▲박 의원=통일부 당국자는 ‘우리를 자극하는 기사를 쓴 신문은 곤란하다’는 북측의 말을 전했다. 그러면 앞으로 대북관련 보도는 찬양·옹호기사만 써야 하나.

▲오 처장=북과의 관계에서는 북을 자극하는 기사가 안된다는 게 아니라, 총부리를 겨누고 싸웠다는 점이 변한 것이다. 부단히 대화하면 진전이 이뤄지리라고 본다.

한편 국방위원회에서도 한나라당 박세환(박세환) 의원이 “조선일보 기자가 신변안전보장 각서를 받았음에도 입국 거부당한 것은 북의 선별 입국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우리의 저자세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통일외교통상위원회의 한나라당 김용갑(김용갑) 의원은 긴급 현안 서면질의를 통해 “북한의 우리 언론 길들이기와 북한 비판 소외시키기 책략에서 비롯된 것인데도, 정부는 강력하게 항의하고 회담을 연기하는 등의 적극적 조치를 취하기는커녕, 회담 성과에 급급한 나머지 북의 의도대로 끌려가고 있다”고 비판하고 “조선일보 기자 입북 거부 사태가 해결되지 않으면 회담을 중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서면답변에서 “다각적인 채널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산가족문제의 중요성과 시급성을 감안해 적십자회담을 진행하면서 북측과 협의해나간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문갑식기자 gsmoon@chosun.com

/윤정호기자 jhyo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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