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28일 밝힌 남북경협과 관련한 당론은 남북 경협사업의 향후 전개과정에 한 변수로 작용하게 될 전망이다. 한나라당이 제시한 ‘남북한 경협추진의 성공을 위해 지켜져야 할 원칙’은 10여 가지가 넘지만 줄거리는 ‘한국경제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는 방향으로’라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대북 SOC 건설지원은 한반도의 안전보장이나 긴장완화, 납북인사나 이산가족 문제 해결, 개방을 위한 북한 법과 제도의 정비 등과 상호주의로 맞물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나라당은 상호주의가 적용돼야 하는 이유 중 하나로 국제자금 조달 필요성을 들었다. 특별신탁기금, 홀스트기금, 기술지원신탁기금 등을 북한이 지원받으려면 미국의 협조가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북한이 대량살상무기를 포기하고 인권을 존중하는 등 변화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남북경제의 균형적 발전’이라는 정신에는 동의하지만 ‘하향 평준화가 돼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경협사업을 한국 내 SOC 사업보다 우선해서는 안되며, 국내 국가부채 정리 속도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이 같은 원칙들이 준수될 수 있도록 남북경협은 국회 동의를 거쳐야 한다는 주장이다. 50만달러 이상 현금 지불사업, 첨단기술 이전사업 등 몇 가지 기준에 해당하는 주요 사업은 사안별로 국회 동의를 거치게 하고, 전체적인 남북 경협사업 추진 상황도 정기적으로 국회에 보고토록 한다는 것이다.

/김창균기자 ck-k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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