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북한이 26~27일 금강산에서 개성.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접촉을 갖자고 제안한 것과 관련, 조만간 수용 의사를 통보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21일 “북한이 만나자고 한 만큼 어떤 식으로든 북한에 회신을 해야 할 때가 됐다”며 “일단 만나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른 정부 당국자는 “19~20일 해외공단 시찰 평가회의에 참석한 대표단이 평가하는 북측 태도 등을 들어본 뒤 북측 제의에 대한 수용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입장 통보는 22일 판문점 적십자 채널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다만 북한이 제시한 일정(26~27일)이 임박한 만큼 일정을 늦춰서 제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접촉에 나설 북측 대표와 관련, 내각 등의 공식기구에 소속된 당국자가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접촉을 제의한 조선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관계자 자격으로 나오는 것 보다는 공식기관 당국자의 자격으로 나와야 관광객 신변안전 등 문제를 공신력있게 논의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노동당 외곽기구로, 개성.금강산 관광의 북측 사업자인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는 지난 14일 통일부로 보내온 통지문을 통해 26~27일 금강산에서 개성.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접촉을 갖자고 제안했다.

정부는 2008년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총격 피살사건의 진상규명, 재발방지, 관광객 신변안전에 대한 제도적 보장 등 3대 요건이 남북 당국간 협의를 통해 충족돼야 관광 재개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해 11월18일 조선 아태평화위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통해 개성.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당국간 회담을 제안했을 때 “공식 제안으로 볼 수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정부 고위 당국자는 작년 11월25일 기자 간담회에서 북한이 공식적으로 회담을 제의하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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