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작년 5월 감행한 2차 핵실험 장소가 미국 지질학자들에 의해 140m 범위까지 좁혀졌다.

지금까지는 미국지질조사국(USGS)이 내놓은 오차범위 7.6㎞의 위치정보가 가장 정확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미국 스토니브룩 뉴욕주립대 지질학과 롄싱 원 교수팀은 미국 학술지 `지진학연구소식(Seismological Research Letters)' 1-2월호에 실은 논문에서 2차 핵실험 위치를 북위 41°17'38.14", 동경 129°4'54.21"라고 밝히고 위치를 표시한 위성사진도 공개했다.

북한의 1, 2차 핵실험 이후 세계의 많은 기관이 진원지 추적에 나섰지만 초 단위까지 정확한 위도와 경도 수치를 제시하지는 못했다.

원 교수팀이 공개한 사진을 북한 지도와 대조해 보면, 북한의 2차 핵실험지는 함경북도 길주군 북쪽에 있는 해발 2천205m의 만탑산 정상에서 남쪽 사면으로 조금 내려온 곳의 지하다.

연구진에 따르면 핵실험 위치는 여러 곳에 설치된 지진계를 통해 핵폭발로 인해 발생하는 지진파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그러나 땅속에서 지진파가 굴절, 반사하는 등 왜곡되며 복잡한 양상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상당한 오차가 있는 값을 얻을 수밖에 없었다.

원 교수팀은 땅속에서 지진파가 어떻게 왜곡되는가를 밝히는 대신 2006년 10월 1차 핵실험 당시의 지진파와 2차 핵실험 때의 지진파를 비교하는 `발상의 전환'으로 정확한 위치 정보를 산출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1차 핵실험 때 얻어진 `과학적 증거'(forensic evidence)를 활용해 땅속의 복잡한 변수를 제거함으로써 2차 핵실험 당시의 정확한 위치값을 얻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번 값을 얻기 위해 연구진은 일본 7곳, 한국 1곳, 중국 1곳 등 모두 9곳에서 측정한 1, 2차 핵실험 당시의 지진계 측정 자료를 활용했다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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