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세프(UNICEF.유엔아동기금)의 고팔란 발라고팔 북한 평양사무소 전대표는 8일(현지 시간) "북한의 전반적인 식량난이나 영양 결핍, 물 부족 현상은 지속되고 있어 국제 사회의 인도주의적 개입이 더욱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발라고팔은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소가 위치한 엔시나홀 3층 필리핀 콘퍼런스 룸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북한의 평양과 평양을 제외한 지역은 경제적 수준에서 격차가 크다"며 "평양 시민들은 보다 나은 복지를 누리고 있지만 다른 지역은 훨씬 열악한 상황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2006년 9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유니세프 평양사무소 대표로 어린이 예방 접종과 의약품 및 생필품 공급, 위생 및 복지 체계 지원 등 구호 활동을 벌이며 평양 등지에서 3년여간 체류했다. 유니세프는 1997년부터 평양에 12명의 국제 요원과 24명의 북한 현지 보조 요원을 두고 활동하고 있다.

그는 북한내 활동 과정에서 북한 정부와의 관계가 어떠했느냐는 질문에 "북한 정부의 일부 통제는 있지만 지역 단체나 기관과는 원활하게 협조가 이뤄져 구호 활동이 잘 진행됐다"며 "구호가 필요한 북한의 지역 곳곳에 가지 못한다면 현장 중심으로 이뤄질 수 밖에 없는 구호 활동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북한의 물 공급 체계나 위생 상태 등은 여전히 열악하고 전력 체계 등은 과거 소비에트 시절을 연상시키는 사례가 많으며 북한의 전체 가구 중 전기를 이용해 요리를 하거나 난방을 할 수 있는 가구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발라고팔은 소개했다.

그는 "북한 전체 가구의 21% 가량이 아파트에 살고 있는데 이중 4% 가량이 중앙 난방 시스템을 갖고 있다"며 "석탄이 도시에선 요리와 난방을 위한 주연료이지만 도시가 아닌 시골 지역 가구는 77% 가량이 나무를 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2008년 인구 센서스 조사 자료를 인용, "북한 인구는 매년 평균 0.85% 가량 완만하게 늘어 1993년부터 2008년까지 16년 동안 300만명 가량 증가했다"며 "북한 정부의 통제 정책으로 인해 도시 인구는 거의 변함이 없으며 전체적으로 여성 인구가 51.3%로 남자보다 약간 더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면 "북한 정부의 교육 우선 정책에 따라 10세 이상 인구의 문맹률은 거의 0%에 가깝고 무료 의무 교육이 시행되고 있기 때문에 5-16세의 어린이나 청소년 중 학교에 다니지 않는 사람의 비율도 거의 0% 가량"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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