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타임스(NYT)가 2일 납북자 가족모임 최성용 대표의 인생 스토리를 토대로 납북자 문제에 대한 조명을 시도했다.

NYT는 이날 주말판 특집에서 부친의 납북과 이에 따른 고통에서부터 납북자 가족모임을 결성해 납북문제에 대한 여론을 환기시키고, 북한에 있던 납북자들을 탈북시켜 입국시킨 사연 등 최씨의 인생역정을 자세히 소개했다.

최씨의 부친 최원모씨는 어선 '풍북호' 선주로 40여년 전인 1967년 6월 배를 타고 서해 연평도로 나갔다가 납북된 후 소식이 끊겼다. 유복했던 그의 가족은 부친의 납북 후 부친이 소유하고 있던 배와 집을 뺏기고 '납북자의 아들'이라는 주위의 시선과 연좌제로 고통을 받아야 했다.

최씨는 2000년에야 부친이 1970년 북한에서 처형됐다는 소식을 한 탈북자로부터 전해 들었고, 이후 납북자가족모임을 결성해 활동해 왔다.

최 대표는 이 모임을 통해 2007년 최욱일씨 등 5명의 납북자를 탈북, 입국시켰고, 북한과 중국에 있는 정보망을 통해 130여 명의 납북자 생사를 확인하는 등 납북자 문제의 해결을 위해 동분서주해왔다.

이에 대해 최씨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저의 활동은 정말 외로운 싸움의 연속이었다"고 회고했다.

일본에서는 20여명의 납북자 문제가 국가적 현안이 되어 주목을 받고 있는 반면, 한국에서는 북한에 대한 입장이 분명하게 갈리며 대립하고 있어 납북자 문제가 논란의 소재 중 하나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씨의 활동은 특히 한때 정부 관리 및 일부 인사들로부터 대북화해정책을 위험에 빠뜨리게 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고, 북한으로부터는 살해위협을 받기도 해 중국 여행 시 신변안전을 걱정해야 할 정도가 되고 있다.

다만 한국에 보수적인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고, 특히 이 대통령이 11월 향후 남북정상회담의 전제조건으로 납북자 문제를 다루자고 제안함에 따라 최씨 등 납북자 가족들은 과거에 비해 희망에 부풀어 있다.

최 대표는 특히 중학교 1학년 때 납북된 부친에 대해 "북한 인사들에게 아버지의 근황에 대해 물을 때마다 가슴이 설렌다"면서 부친의 생환에 대한 기대를 접지 않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연합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