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이 군용도로 건설을 위해 경기도 파주시 민통선내 스토리 사격장 주변의 삼림 수만평을 불법 훼손해 말썽을 빚고 있다.

환경운동연합과 녹색연합 등은 7일 '주한미군이 지난달 하순부터 경기 파주시 진동면 용산리와 초리, 서곡리 일대 스토리 사격장 인근의 공여지 200여만평에 울타리를 치고 폭 5m, 길이 10㎞의 군용도로 개설공사를 하면서 삼림 2만2500평을 불법 훼손했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지난해 개정된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은 미군이 공여지에 시설물을 설치하더라도 한국정부와 협의토록 규정하고 있다' 며 '주한미군이 국방부나 환경부, 파주시 등도 모르게 이처럼 삼림을 불법훼손한 것은 개정 SOFA를 위반하다 적발된 첫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스토리 사격장 주변은 보전임지로 형질변경을 하려면 산림청장의 협의를 받아야 하는데도 미군은 이러한 행정절차를 무시한 것은 물론 환경영향평가조차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 등은 '특히 주한미군사령부는 오는 2003년까지 사격장 인근의 사유지를 모두 매수한 뒤 철조망 공사를 하기로 약속해 놓고도 이를 어기는 바람에 이 지역 농민들은 당장 내년부터 농사를 짓기 위해 미군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황당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고 주장했다.

녹색연합 윤기돈 간사는 '미군이 공사중인 지역은 참나무와 상수리나무, 자작나무 등이 울창한 삼림지역으로 멧돼지나 고라니 등 많은 야생 동물이 서식하고 있어 울타리가 세워질 경우 서식지 및 이동경로의 파괴가 우려된다' 며 '미군의 불법행위에 대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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