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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두려움·통·향수…탈북민 수기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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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9.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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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향해 길을 떠날 때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약을 가지고 떠났다. 북한에 잡혀가 고통받으며 사느니 차라리 죽어버리는 게 낫겠다는 결심이었던 것이다.'

목숨을 걸고 북한을 탈출해 제3국을 돌아 한국에 도착하기까지 과정을 담은 한 탈북주민의 수기 중 일부다.

그들의 탈출기는 말 그대로 생사를 넘나드는 긴박한 상황과 절박함이 곳곳에서 절절이 묻어난다.

경기도 제2청(경기도2청)은 최근 공모한 전국 탈북주민의 문예창작 작품 가운데 이런 내용을 담은 수상작을 모아 책으로 펴냈다.

작품집에는 최우수작부터 입선작까지 수기와 시 각 10편, 그림 10점이 수록돼 있으며 험난한 탈북 과정, 북한에 두고 온 부모.형제들에 대한 그리움, 정착 과정의 일화 등이 솔직담백하게 담겨 있다. 북한 사투리 등 생소한 표현들은 현장감을 더한다.

수기 부문 최우수작 '삶을 위해 돌아온 길'은 북한을 이탈한 주민 19명이 어두운 밤 버스를 타거나 산길을 걸어 중국, 라오스, 미얀마를 거쳐 한국에 올 때까지 두려움으로 가득했던, 힘든 여정이 그대로 묻어난다.

라오스 국경을 넘다 군인에게 걸려 두려움에 떨었지만 수용소로 옮겨져 작은 '자유'를 느낀 사연, 배를 타고 태국으로 가다 미얀마에 버려진 사연 등 긴박했던 당시 상황이 영화 상영하듯 생생하게 표현돼 있다.

'나의 한국생활'이란 수기에서 탈북한 대학생이 지하철 개표기를 넘어 다니고 택시비를 깎는 등 한국 생활에 적응하는 과정은 씁쓸한 미소를 짓게 한다. 이 작품은 우수작에 선정됐다.

'어둠 속에 밀려온 깊은 물속에/누군가 먼저 던져 넣은 슬픔 속/뼈 속까지 시리게 만드는 강물 속으로/동트기 전 고요한 새벽에 내 몸도 강물 속으로 던져집니다.' 감정을 절제한 시는 자유에 대한 갈망과 애절함이 배어 있다.

시 부문 최우수작인 '강'이란 작품으로 심사위원들은 '누군가 먼저 던져 넣은 슬픔 속'이란 표현과 '꼬장떡(북한주민들이 즐겨 먹는 떡)', '지하족(농민들이 애용하는 북한 군용 신발)' 등 구체적인 매개로 사실적 묘사를 극찬했다.

우수작 '깊은 밤 흘리는 마음', 장려작 '할아버지의 소원' 등 대부분의 시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통일에 대한 염원 등을 노래했다.

탈북주민의 문예창작 작품 중 그림 10여점은 23일부터 경기도2청사 1층 로비에 전시돼 있다.

아기가 태극기와 인공기 사이를 기어나오는 '중간지점'과 허름한 집 앞에서 어린 소녀가 우는 '집 떠난 아빠, 엄마를 기다리며' 등이 눈길을 끈다.

경기도2청은 8월31일부터 지난달 21일까지 전국의 북한이탈주민을 대상으로 수기, 시, 그림 등 3개 부문의 문예창작 작품을 공모, 총 288개 작품을 접수해 부문별로 10개 작품을 수상작으로 선정하고 작품집을 발간했다.

심사위원들은 "처연하고 고통스러운 삶을 실존의 육성으로 토해낸 사연들 앞에서 숙연한 마음으로 예의를 잃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했다"고 심사평을 밝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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