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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탈북자 돕던 조선족 등 200여명 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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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9.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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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10여년간 탈북 주민을 도운 조선족 등 중국인들을 수백명 납치한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자국민이 납치된 것을 확인하고서도 북한에 공식적으로 이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자연합단체인 북한민주화위원회가 중국 창바이현(長白縣) 정부 및 가족 등으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창바이(長白)현 팔도구 보건소 운전기사였던 조선족 이성광(44)씨는 1998년 고위직 출신 탈북자 등 북한 주민의 탈북을 도왔다는 이유로 북으로 납치됐다. 중국 공안이 이씨의 납치 상황을 조사한 기록에 따르면 납치시점은 1998년 3월 6일 18시로 돼 있다.

당시 이씨는 팔도구 소재 압록강변에서 북한 경비병과 밀무역을 하기 위해 접촉을 시도하고 있었다. 이씨의 배에는 담배 10보루와 중국 술 한 박스가 담겨 있었다고 한다.

당시 중국 쪽으로 강을 넘어온 북한 국경 경비대원 4명은 ‘다짜고짜 이씨를 폭행한 후 자루에 담아서 팔도구 앞 북한 김형직군(옛 후창군)으로 끌고갔다’고 조사 기록은 적고 있다. 피랍된 이씨는 친구 김덕규(조선족·창바이현 거주)씨에게 한 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그후 연락이 두절됐다.

이씨 피랍 직후 중국 공안당국은 이 사건을 조사하고 북한측에 송환 요청을 했다. 그러나 이씨가 양강도 혜산시 도(道)보위부 감옥에 있다는 사실만 확인했고 송환은 이뤄지지 않았다.

2008년 4월 조선족 이기천(42)씨도 북한 국가안전보위부에 납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연변조선족자치주 카이산툰에 거주하던 이씨는 10년째 탈북 브로커로 일하고 있었다.

그는 북한 내부의 지인 김모씨와 협력해 탈북자들을 북·중 국경에서 옌지(延吉)까지 안내하는 일을 했다. 어느 날 김씨가 이씨에게 전화를 걸어 “물건이 도착했으니 두만강 앞으로 나오라”고 했다.

이씨가 차를 몰고 두만강 앞으로 가자 미리 와서 숨어 있던 북한 보위부 요원 6명이 이씨를 끌고갔다고 한다. 이씨와 함께 일했던 김씨는 이미 북한 보위부에 체포돼 다리 힘줄이 끊어져 있었다고 한다. 김씨는 보위부가 시키는 대로 이씨를 유인하기 위해 전화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의 부인은 중국 돈 40만위안(약 8000만원)을 내면 남편을 구할 수 있다는 소문을 듣고 석방을 시도했지만 실패하고, 중국 공안에 신고했다. 중국 당국은 북한측에 이씨의 석방을 요구했지만 북한은 “그런 자에 대한 모든 것은 모른다”고 했다고 한다.

북한 함경북도 무산군 앞 중국 지역인 호곡에 거주하던 강국(45)씨도 2005년 11월 납치됐다. 그는 술집을 운영하며 북한 여성들을 고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산군 보위부는 강씨의 이런 행위가 반(反)공화국 책동이라며 보위부 요원 4명을 비밀리에 보내 술에 취해 있던 강씨를 자루에 담아 북한으로 끌어갔다고 한다. 이밖에도 탈북자 강모씨를 도왔다는 이유로 북한 출신 화교 한명이 2005년 3월 중국 단둥(丹東)에서 북한 보위부에 납치됐다.

북·중 국경지역에서 20년간 북한과 무역을 해온 한 조선족은 “북한에 납치된 사람들이 일본과 한국에만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가장 심각한 납치행위는 바로 중국 땅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 소식통들에 따르면 중국 공안은 약 200명의 중국인이 북한에 끌려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한다.

1990년대 후반 들어 탈북자가 급증하자 북한 보위부는 북한 주민들의 탈북을 돕는 조선족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한다. 한 고위 탈북자는 “북한 보위부가 중국 조선족들의 반북 활동을 제지하는 수단으로 납치라는 공포 수단을 활용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이 정부 차원에서 이들의 송환을 요구하거나 항의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한다. 한 조선족은 “납치된 사람들이 대부분 조선족이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고 했다. 또 다른 조선족은 “중국 정부가 자국민 납치를 인권문제 차원에서 접근하기보다 혈맹이라는 북한과의 특수관계를 우선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중국 공안(경찰)당국이 가족들의 신고를 받고 북한에 항의하는 경우도 간혹 있지만 북한 당국은 ‘모른다’고 잡아떼기 일쑤고 그렇게 나오면 달리 대응할 방법이 없어 속수무책인 상황”이라고도 했다.

/강철환 기자 nkch@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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