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제라도 북한에 갈 준비가 돼 있고, 조만간 특정 시점에 (방북 계획에 대한) 발표가 있을 것입니다.”

5일 미국의 스티븐 보즈워스(Bosworth)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표정은 밝았다. 이날 저녁 워싱턴 DC의 미 상공회의소에서 한미 재계회의가 개최한 리셉션에 부인과 함께 참석한 그는 “언제 북한에 가느냐”는 기자의 질문을 회피하지 않았다.

보즈워스 대사는 북한과의 대화 결정이 “곧 이뤄질 것”이라며 자신의 방북(訪北)이 버락 오바마(Obama) 미 대통령의 18일 방한(訪韓) 이후에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보스워스 특별대표는 “미·북 대화가 내년으로 넘어갈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연내에는 (북한에) 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과의 대화결정을 내리고, 보즈워스 대표의 방북 시기를 최종 조율 중이다. 파키스탄과 중동국가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힐러리 클린턴(Clinton) 국무장관은 이날 백악관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만나, 국무부의 대북정책 검토 결과와 최근 뉴욕에서 있었던 미·북 실무 접촉에 대해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임스 스타인버그(Steinberg) 국무부 부(副)장관과 보즈워스 대표는 이날 워싱턴 DC를 방문한 위성락 평화교섭본부장을 만나 미·북 대화의 재개 시기와 방법 등에 대해 한·미 간 최종 협의를 거쳤다. 위 본부장은 이들을 만난 뒤에 “면담 분위기가 좋았다. 모든 의제에서 한국과 미국이 같은 페이지에 있다는 것을 다시 확인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11일부터 시작되는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중에,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보즈워스 대표의 방북을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 외무성이 최근 6자회담의 복귀 가능성을 명시적으로 언급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또 최근 미국을 방문한 북한의 리근 외무성 미국 국장 일행이 비교적 진지한 자세로 미·북 고위급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도 대화 재개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와 함께 대화 재개 시기의 모멘텀을 놓쳐서, 북한 문제의 모든 책임을 미국이 져야 하는 것을 경계한다.

오바마 행정부는 보즈워스 대표의 방북을 포함한 미·북 대화 재개가 곧장 북한의 비핵화 복귀로 연결되기를 희망한다. 미 국무부는 보즈워스 대표의 평양 방문에서 북한 외교의 실세인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과의 면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올해 내에 6자회담을 다시 가동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워싱턴=이하원 특파원 May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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