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중순 북한을 탈출한 국군포로 A(81)씨가 중국 공안에 체포돼 강제 북송(北送)될 위기에 처한 것으로 22일 알려졌다.

정부 당국과 납북자가족모임 최성용 대표에 따르면 A씨는 8월 16일 탈북에 성공했지만 8월 24일 중국 공안에 붙잡힌 뒤 26일부터 현재까지 옌지(延吉) 인민병원에 억류돼 있다. 최 대표는 "우리 정부가 힘을 쓰고 있는데도 2개월 이상 억류된 채 풀려나지 못하는 걸 보면 강제 북송 위험이 높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A씨 건강이 좋지 못한 것으로 안다"며 "국군포로는 명백한 우리 국민인 만큼 정부가 좀 더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A씨는 충남 출신으로 포로가 될 당시 계급은 하사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탈북 및 체포 경위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중국 정부는 건국 60주년 기념일(10·1)을 앞둔 지난 8월부터 전국에서 검문·검색을 강화해 탈북자 수십여명을 강제 북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국군포로 B씨(2001년 귀환)의 딸과 외손자도 민박집에 숨어 있다가 연행돼 북송됐다고 한다. 외교부는 이날 국회 국정감사 비공개 보고에서 "B씨 가족이 민박집에 숨은 사실을 우리 공관이 알고 데려오려 했는데 중국측이 경계를 강화해 잠시 기다리라고 한 사이 공안이 그들을 덮쳤다"고 했다. 또 선양 총영사관에 들어간 납북자 가족 3명(부인과 아들 2명)이 1년째 남한에 오지 못하고 있다고 한나라당 구상찬 의원이 전했다. 이날 현재 재외 공관에 체류 중인 탈북자(국군포로·납북자 제외)는 463명이다.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1994년 이후 현재까지 국군포로 79명과 그 가족 182명이 귀환했다. 정부는 북한에 560여명의 국군포로가 생존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안용현 기자 ahnyh@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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