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이산가족 상봉 마지막 날인 28일 금강산 호텔에서 열린 작별상봉에서 남북가족들이 떠나는 버스 창문 사이로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리며 이별의 아쉬움을 나누고 있다 . 2009.9.28/연합

금강산에서 열린 추석 남북 이산가족 상봉 1차 행사가 28일 오전 금강산호텔에서 작별 상봉을 갖고 종료됐다.

2차 행사는 29일부터 10월1일까지 역시 금강산에서 열리며 북측 99명이 남측 가족 450명을 만날 예정이다.

남북 이산가족들은 이날 오전 9시부터 한시간동안 호텔 2층 연회장에서 진행된 작별 상봉에서 다시 닥쳐온 생이별을 앞두고 통곡했다.

22년전 납북된 동진 27호 선원 진영호(49)씨의 남측 누나 곡순(56)씨는 동생의 손을 잡고 "이렇게 너를 놓고 가니 어떡하냐, 어떻게 놓고 가느냐"며 하염없이 눈물을 쏟았다.

애써 눈물을 참던 영호씨도 누나가 탄 버스가 호텔을 떠나자 그 뒤를 좇으며 눈물을 훔쳤다.

같은 배 선원 노성호(48)씨의 남측 누나 순호(50)씨도 "이런 기회가 또 있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하느냐"며 울먹였다.

국군포로 이쾌석(79)씨의 남측 동생 정수(69)씨가 "내년에 내 칠순, 큰 형님 팔순 잔치를 같이 합시다"라고 하자 형은 "우리, 나갈 때 울지 말자"고 말했으나 작별 상봉이 끝나자마자 끝내 눈물을 떨궜다.

남측 최고령자 정대춘(95)씨는 손을 심하게 떠는 등 몸이 불편한 북측 아들 완식(68)씨의 손을 잡고 "마지막이야, 또 마지막이야"라고 되뇌었고, 완식씨는 "온 가족이 모여 '할아버지, 오셨습니까'라고 인사할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작별 인사를 했다.

"작별 종료가 15분 남았다"는 장내 방송이 나오자 작별장은 금세 눈물 바다로 변했다.

남측 가족들이 버스에 오른 후 창문을 통해 손을 부여잡은 남북 가족들은 차마 손을 놓지 못했다.

"건강해라," "또 너를 버리고 가는구나," "살아 있어라" 등의 목소리가 사방을 울렸다.

남측 가족들은 이날 오후 동해선 육로를 통해 귀환한다.

1차 상봉행사에선 남측 97가족, 126명이 지난 26일부터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와 금강산호텔에서 6차례 북측 가족 233명과 상봉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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