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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의 '남한 길들이기' 또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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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1.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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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장관급 회담장소로 금강산을 제의하자 이를 수락하지 않겠고 버티던 정부가 갑자기 태도를 굽혀 그것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은 우리 자존심의 문제를 떠나 북한의 「남한 길들이기」 수법을 굳혀주는 중대한 실수가 아닐 수 없다. 이처럼 일관성도 목적의식도 없고 북한 하자는대로 끌려다니는 회담이라면 백번 한들 아무런 의미가 없다.

지난 2주 동안 남북간에 회담을 둘러싸고 10여차례의 전통문이 오고가는 과정에서 정부가 북한의 제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은 북한의 요구가 너무나 부당했기 때문이었다. 안전면에서 남쪽은 불안하니 당국간 회담은 「안전한 금강산」에서 하자는 북한의 주장은 남북회담 관행에도 맞지않고 일방적 덮어씌우기식의 억지였다.

이런 상황에서 아무런 사정변경이 없는데도 정부가 북한의 당초제의를 그대로 받아 들인 것은 『남한은 테러사태에 따른 군경의 경계령으로 불안하지만 금강산은 안전하다』는 북한의 논리를 추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며 북한이 버티기만 하면 『남조선 정부는 저절로 끌려 온다』는 북한의 회담전략이 또다시 성공했음을 의미한다.

그동안 예정되었던 3개회담 가운데 금강산관광 활성화를 위한 2차 당국간 회담과 남북 경협추진위 2차회담의 금강산 개최제의에 대해서는 끝내 거부했던 정부가 6차 장관급회담의 금강산 개최를 받아들인 것은 통일부의 단독결정인지, 아니면 「윗선」의 지시 때문인지, 또는 무슨 말못할 사정이 있는지는 몰라도 아무래도 「평양축전」때 하루아침에 입장을 바꿔 참가시킨 경위와 지극히 닮은 꼴이다. 「남북간 접촉을 무한정 단절시킬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 수용이유라면 애당초 「금강산 개최」를 왜 거부했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없다.

남북간 협상의 가장 중요하고 기본이 되는 당국자 회담이기 때문에 「금강산」이라는 장소문제에 너무 얽매이는 것은 불필요하다면 처음부터 장관급회담과 다른회담을 분리해 대응하든지, 또는 일괄대처하기로 했으면 그 원칙을 그대로 지키는 것이 순리다. 그렇지 않고 갑자기 태도를 바꾸는 것은 북한당국자들의 콧대만 높여주고 회담이 북한의도대로 움직일 수밖에 없는 개연성을 확인할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열리는 회담의 성과 역시 기대하기 힘들다. 통일부 고위당국자 스스로 『이번 회담은 만나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면서 『북한의 진의를 알아보는 데 중점을 두겠다』는 말로 이번 회담에 큰기대를 걸고 있지 않음을 스스로 실토했다. 회담을 위한 회담, 북한에 끌려만 다니는 회담은 이제 그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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