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자신들의 우라늄 농축이 성공적으로 진행돼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으며 폐연료봉 재처리도 마무리 단계이고 추출한 플루토늄을 무기화하고 있다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에게 보낸 편지에서 주장했다고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이 4일 보도했다.

북한은 유엔주재 북한 상임대표의 이름으로 보낸 편지에서 또 "우리는 우리 공화국의 자주권과 평화적 발전권을 난폭하게 유린하는 데 이용된 6자회담 구도를 반대한 것이지 조선반도 비핵화와 세계의 비핵화 그 자체를 부정한 적은 없다"며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철두철미 미국의 대조선 핵정책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북핵 6자회담에 대한 무조건적인 반대가 아니라는 점과 비핵화 입장을 밝혔다는 점에서 주목되는 동시에 그러나 한반도 비핵화와 세계의 비핵화를 동시 거론함으로써 `핵군축 회담'을 추구할 것을 예고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북한의 유엔주재 대표는 편지에서 안보리의 제재위원회의 "해당 요청에 응부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밝혀, 이 편지는 아랍에미리트(UAE)가 대 이란 수출용 무기를 실은 북한 선박을 압류.조사하는 것과 관련, 제재위원회가 북한과 이란에 경위 설명을 요구하는 서한을 발송한 데 대한 응답으로 보인다.

북한은 3일자 편지에서 "제재에 대한 대응조치에 대해서도 우리는 이미 명백히 밝혔다"고 상기시키고 "폐연료봉의 재처리가 마감단계에서 마무리되고 있으며 추출된 플루토늄이 무기화되고 있다"며 "우라늄 농축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돼 결속단계에 들어섰다"고 주장했다.

폐연료봉 재처리, 플루토늄의 무기화, 우라늄 농축시험은 북한이 이미 수개월전부터 대외 압박 카드로 거론했던 것이지만, 이번엔 이들 조치가 모두 마무리 단계라고 주장하는 게 그때와 다른 점이다.

북한은 편지에서 "우리는 대화에도 제재에도 다 대처할 수 있게 준비되어 있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일부 상임이사국들이 제재를 앞세우고 대화를 하겠다면 우리 역시 핵억제력 강화를 앞세우고 대화에 임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 북한의 잇단 대화제의에도 '제재유지' 입장을 고수하는 미국을 겨냥했다.   
이어 북한은 "만약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어느 길이 조선반도 비핵화와 세계의 비핵화에 더 이로운가를 똑바로 판단하지 못하고 지금의 사태(제재)지속시킨다면 우리는 이미 표명한대로 또 다른 자위적인 강경대응 조치들을 취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이 편지에서 특히 남한의 나로호 발사를 거론, "유엔 안보리가 지난 8월25일에 진행된 남조선 위성발사를 침묵으로 대한 것처럼" 자신들에 대해서도 "평화적 위성발사를 문제시하지 않았더라면 2차 핵시험과 같은 우리의 강경대응도 유발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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