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각 대학들은 최근 자연과학 연구에 비중을 둔 가운데 대학생들에게 기초과학분야인 현대 물리학에 대한 연구와 학습을 강화해 나갈 것을 적극 권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기관지 청년전위 최근호(10.9)는 최신 과학기술분야의 세계적 추세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기초과학분야를 선차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면서 '대학생들은 현대 과학기술 발전에서 갖는 물리학의 역할을 똑똑히 인식하고 현대 물리학에 대한 연구사업을 적극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이어 각 대학의 물리학부에서는 세계 과학 발전 추세에 맞추어 신(新)재료의 개발에 주력하면서 '전자, 자동화분야에서 제기되는 정보처리기술 개발하기 위한 기초 이론적 문제들도 연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자연과학을 전공하는 대학생들에 대해 `최신 과학기술 통보(通報)'를 비롯한 과학기술 잡지를 빠짐없이 읽고 실험실에서 실험을 많이 하면서 현실에 활용할 수 있는 산지식을 보유해야 한다고 이 신문은 강조했다.

북한 대학의 이같은 움직임은 `실용주의'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는 북한 대학들의 교육방침을 반영해 주고 있다. 이와 함께 '경제강국의 건설은 과학기술의 선진화로 이룩해야 한다'는 북한당국의 과학기술중시 정책이 교육분야에 투영된 결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북한의 각 대학들은 최근들어 인문학보다는 자연과학 연구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으며 이러한 사실은 김일성종합대학교수.학생들의 논문이 실리는 `김일성종합대학 학보`에 의해서도 확인되고 있다.

지난해 이 학보에 게재된 논문을 분야별로 보면 인문학보다는 자연과학쪽이 30%정도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 학보에 실린 자연과학 분야에 발표된 논문은 240여편인데 반해 어문학, 법률 등 인문학 계열의 논문은 약 160편이었다.

북한은 최근에도 김일성종합대학, 김책공업종합대학 등 각 대학을 중심으로 현대 물리학에 대한 전망성있는 연구사업을 강화함으로써 기초과학 연구에 비중을 높일 것을 적극 권장했다.

북한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김일성종합대학의 물리학 전공학생들은 △극한상태에서의 물질적 성질 △초음파와 반도체 △유전체 △자성체 △플라즈마와 레이저 등 세계 물리학계의 관심 분야들에 대한 연구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현재 물리학연구소와 수학연구소 등 우수한 자연과학 부문의 연구집단 및 연구인력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과학기술 발전에 대한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의 각별한 관심과 정책적 지원에 따른 결과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김일성종합대학의 물리학부 교수인 리관오(28) 박사는 북한의 근대 물리학과 이론핵물리학을 개척하고 발전시킨 리승기 박사(1905-1996), 도상록 원사(1903-1990) 등의 뒤를 이을 북한 물리학계의 차세대 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북한의 산업기술 수준은 전반적으로 남한에 비해 낙후돼 있으나 기초과학 분야 인 물리학에서는 남한보다 앞섰다는 것이 일반적이 지적이다. 특히 핵개발에 필수적인 이론적 기반 구축에 역점을 둬 적어도 물리학 분야에서는 남한에 비해 훨씬 우수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 언론들은 최근 지난 5년동안 물리학, 수학 등 기초과학을 집중 육성한 실적과 사례들을 자랑삼아 소개하면서 특히 지난 98년 8월 `광명성 1호' 발사를 그 대표적 성과물로 부각시키고 있다./연합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