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6자회담 재개를 위한 관련국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지만 북한은 여전히 6자회담에 복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한은 최근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부부장의 방북 기간에 ’6자회담에 북한은 의무 이행을 충실하게 했지만 다른 참가국들이 상응하는 의무 이행을 하지 않았다’면서 6자회담 복귀 거부의 이유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북한은 뉴욕채널을 통해 핵문제와 미사일 문제는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에서 비롯된 것이며, 관련 활동은 주권국가의 정당한 권리행사이지만 미국과 언제든 대화할 용의가 있고 조건이 충족되면 핵을 포기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북.미 양자대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핵 문제에 정통한 복수의 정부 소식통은 26일 “최근 북한으로부터 일련의 평화 제스처가 나오고 있지만 이는 본질적으로 북핵 문제 해결과 무관한 사안”이라면서 “북한은 관련국들의 압박과 설득 속에서도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고위소식통은 “우다웨이 부부장의 방북에도 불구하고 당장 상황진전이 가시화되지 않을 것 같다”면서 “중국이 추가적인 북한 설득 노력을 할지는 두고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북한이 최근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 정책 특별대표와 성 김 6자회담 특사의 방북초청을 한 것도 북미 양자협상을 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6자회담 의장인 우다웨이 부부장은 지난 17∼21일 방북해 북한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박의춘 외무상 등 고위인사들을 두루 접촉, ’6자회담에 복구할 경우 미국과의 다양한 양자회담 기회가 보장된다’며 설득했으나 북한측의 진전된 태도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중국 측은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담당 국무위원 등 고위급 특사를 다시 파견하는 문제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미국은 중국의 대북 설득 노력을 지켜보면서 북한에 대한 압박과 대화 노력을 병행하는 ’투 트랙 전술’을 당분간 유지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특히 현재 국무부를 중심으로 정리되고 있는 대북 정책의 전체적 윤곽이 마무리되는 대로 대규모 정부 대표단을 6자회담 참가국들에 파견, 6자회담 재개와 ’포괄적 패키지’의 내용 등 현안에 대한 의견조율작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고위 소식통은 “한.미 양국이 일관되게 요구해온 비가역적 비핵화 조치를 북한이 수용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대북 제재를 완화할 아무런 이유도, 근거도 찾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이 취해야 할 조치와 관련, 6자회담의 복귀 선언이나 사용후 연료봉의 해외반출 등 확실한 비가역적 행위를 의미할 수 있지만 “북한에 구체적인 조치의 내역을 미리 제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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