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는 휴가중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왼쪽)이 24일 매사추세츠주의 휴양지 마서스비니어드 섬의 한 골프장에서 친구 에릭 휘태커와 골프를 치다가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여름휴가를 일주일 임차료가 3만5000달러인 고급별장에서 보내기로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호화휴가 논란을 빚기도 했다./조선닷컴

북한이 '보즈워스 초청 카드'로 미·북 대화 돌파구를 뚫을 수 있을까.

최근 북한이 미국과의 양자회담 성사를 위해 적극적인 '구애공세'를 펼치면서, 스티븐 보즈워스(Bosworth)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평양 방문을 희망한다는 의사까지 미에 전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모이고 있다.

24일 한·미의 외교소식통은 "북한은 최근 2~3차례에 걸쳐 보즈워스 대표와 성 김(Kim) 대북특사가 평양을 방문해 줄 수 있는지를 미국측에 물어왔다"며 "북한의 이런 태도는 올해 초와는 확연히 다른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9월 방북'을 희망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보즈워스의 방북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그 자체가 곧 미·북 양자대화의 '신호탄'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달 초 빌 클린턴(Clinton) 전 대통령의 방북이 미 정부와 거리를 둔, 여기자 석방 문제 하나를 위한 '원 포인트'식 접근이었다면, '대북정책 특별대표' 타이틀을 달고 있는 보즈워스의 방북은 핵문제를 포함한 미·북 현안의 전면적 논의 기회가 된다는 것이다.

역으로 이런 상징성 때문에라도 보즈워스 대표의 방북이 빠른 시일 내 성사되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아직은 우세하다. 그간 미국은 일관되게 북한에 대해 "6자회담 테이블로 돌아와야 하며, 양자회담은 6자회담의 틀 내에서만 가능하다"고 강조해왔다. 따라서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이 확인된 이후에나 북측에 보즈워스 방북 여부를 회신할 수 있는 입장이라는 것이다.

서울의 외교소식통은 "보즈워스의 방북은 언젠간 필연적으로 성사된다"면서도 "여러 정황상 9월 중에는 어려울 것 같다. 워싱턴의 기류는 생각 이상으로 강경하다. 미국은 절대 서두르지 않는다"고 했다. 이언 켈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에게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움직임은 전혀 볼 수가 없다"고 했다.

그러나 장기교착 상태인 6자회담의 조기 재가동을 염두에 둔다면 미국이 좀더 적극적으로 나오는 상황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보즈워스 대표가 한·중·러·일과 사전협의를 거쳐 동의를 구한 뒤 방북길에 오르는 시나리오 등이 제기된다. 6자회담의 재개를 위해 회담 당사국들과 충분한 협의를 갖는다면 "6자회담 내의 양자회담"이라는 대전제를 훼손하지 않은 채 평양을 방문할 수 있는 명분은 갖추게 되기 때문이다./임민혁 기자 lmhcoo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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