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골드버그 미국 국무부 대북제재 조정관은 24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가 합의한 금강산.개성관광 재개 및 개성공단 활성화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골드버그 조정관은 이날 오전 6자회담 우리 측 수석대표인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면담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안보리 결의 1874호도 인도주의, 개발 목적 등을 예외로 하고 있다"며 "이런 맥락에서 금강산이나 개성관광, 개성공단 등도 현재로서는 안보리 결의와 무관하다는 게 내 평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 준 외교부 다자외교조정관과 오찬 협의에서도 "안보리 결의 1874호는 핵무기 및 핵프로그램, 대량살상무기(WMD)와 관련된 것"이라며 "금강산.개성 관광이나 개성공단은 이와 관련이 없는 사업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고 고위 외교당국자는 전했다.

이 자리에서 골드버그 조정관은 최근 북한의 잇따른 유화적 제스처에 대해 "안보리 제재의 이행과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규정한 뒤 안보리 결의의 목적이 달성될 때까지 제재가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함을 강조했다고 이 당국자는 소개했다.

골드버그 조정관은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비핵화의 달성뿐만 아니라 이를 위해 북한이 6자회담으로 복귀하는 것이 안보리 결의의 목적"이라며 "핵개발 등과 관련한 북한 기업.기관에 대한 금융제재를 비롯한 안보리의 대북제재는 계속 이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북.미 양자대화가 가능하냐'는 질문에는 "북.미 대화가 앞으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양자대화가 있더라도 6자회담의 틀 안에서 이뤄져야 하고 그것이 우리가 아직 바라는 것"이라고 답했다.

싱가포르와 태국에 이어 한국을 찾은 골드버그 조정관은 이날 오후 기획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 국방부 국방정책실장, 한국은행 관계자들과 잇달아 만나 안보리 대북 결의의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양국간 공조방안을 협의한 뒤 일본으로 출국한다.

외교부 당국자는 "골드버그 조정관의 이번 방한은 계속 유지되는 긴밀한 한미공조의 일환으로 안보리 결의 1874호의 대북제재 이행 상황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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