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6자회담 의장인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19일 2박3일간의 방북 협의를 마치고 귀국, 북핵 사태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 부부장의 방북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최근 빌 클린턴(Clinton) 전 미국 대통령,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면담을 통해 미·북 및 남북 관계에 유화 메시지를 보내온 직후에 이뤄졌다. 중국으로선 이 같은 최근 기류가 6자회담 재개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가늠해보는 계기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소식통은 이날 "중국이 방북 결과를 토대로 곧 관련국들과 협의에 나설 것"이라며 "한국과 미국 일본 등은 중국측으로부터 방북 결과를 듣고 그 내용을 토대로 향후 어떻게 해야 할지를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우 부부장은 방북 기간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비롯한 북한측 관계자를 만나 6자회담 재개 방안 등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특히 지난달 초 한국과 미국·일본·러시아 등 4국을 순방한 결과를 설명하는 한편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중국의 단호한 입장도 북한에 전달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소식통은 "우 부부장 설득에 북한이 긍정적으로 반응했다면 6자회담이 예상보다 조기에 재개될 수도 있을 것이지만 반대일 경우 상당기간 경색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 수 있는 계기와 명분이 마련될 경우 이르면 9월 9일 정권수립기념일, 10월 10일 노동당 창건일 등 북한 정치일정이 마무리되는 10월쯤 다자 또는 양자 대화가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임민혁 기자 lmhcool@chosun.com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