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핵심당국자는 "이번 합의는 남북 당국간 협의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조만간 북한에 (당국 협의를) 선(先) 제의할 계획이며, 당국간 대화를 통해 북한의 진정성을 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남북 당국간 대화가 본격 재개되는 등 경색돼 있는 남북관계의 국면 전환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7박8일간의 방북을 통해 이 같은 사항에 합의하고 이날 오후 2시23분쯤 귀환했다. 현 회장은 도착 성명에서 "16일 오찬을 겸해 묘향산에서 김정일 위원장을 4시간 동안 면담했다"며 "김 위원장이 작년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에 대해 '앞으로 절대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현 회장은 "5개항 합의에 대해 정부측과 사전 조율은 없었다"고 했으나 안보부서 당국자는 "방북 전 가이드라인에 대한 논의는 했다"고 했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부는 이번 합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정부는 조속한 시일 내 남북 당국간 합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남북적십자 회담을 빠른 시일 내에 열어 추석 이전에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질 수 있도록 우선 노력하겠다"고 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이 우리 국민의 신변 안전 문제만 합의서 등으로 확실히 보장한다면 금강산·개성관광 문제도 풀릴 수 있다"고 했다.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새벽 4시10분쯤 공개한 보도문은 "금강산 제일봉인 비로봉에 대한 관광을 시작하기로 했다"며 "김정일 위원장께서 취해주신 특별 조치에 따라 관광에 필요한 모든 편의와 안전이 철저히 보장될 것"이라고 했다.
◆현대그룹·아태평화위 공동 보도문 요지
1. 금강산관광 재개. 북, 관광에 필요한 안전 철저히 보장
2. 군사분계선 육로통행과 북측 지역 체류 원상회복
3. 개성관광 재개. 개성공업지구 사업 활성화
4. 백두산 관광 곧 시작
5. 올 추석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
/안용현 기자 ahnyh@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