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과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평화위)는 금강산관광과 개성관광 재개, 백두산관광 시작, 개성공단 활성화, 올 추석(10월) 이산가족상봉 등 5개항에 합의하고 이를 담은 공동보도문을 17일 발표했다.

정부 핵심당국자는 "이번 합의는 남북 당국간 협의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조만간 북한에 (당국 협의를) 선(先) 제의할 계획이며, 당국간 대화를 통해 북한의 진정성을 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남북 당국간 대화가 본격 재개되는 등 경색돼 있는 남북관계의 국면 전환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7박8일간의 방북을 통해 이 같은 사항에 합의하고 이날 오후 2시23분쯤 귀환했다. 현 회장은 도착 성명에서 "16일 오찬을 겸해 묘향산에서 김정일 위원장을 4시간 동안 면담했다"며 "김 위원장이 작년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에 대해 '앞으로 절대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현 회장은 "5개항 합의에 대해 정부측과 사전 조율은 없었다"고 했으나 안보부서 당국자는 "방북 전 가이드라인에 대한 논의는 했다"고 했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부는 이번 합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정부는 조속한 시일 내 남북 당국간 합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남북적십자 회담을 빠른 시일 내에 열어 추석 이전에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질 수 있도록 우선 노력하겠다"고 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이 우리 국민의 신변 안전 문제만 합의서 등으로 확실히 보장한다면 금강산·개성관광 문제도 풀릴 수 있다"고 했다.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새벽 4시10분쯤 공개한 보도문은 "금강산 제일봉인 비로봉에 대한 관광을 시작하기로 했다"며 "김정일 위원장께서 취해주신 특별 조치에 따라 관광에 필요한 모든 편의와 안전이 철저히 보장될 것"이라고 했다.


◆현대그룹·아태평화위 공동 보도문 요지

1. 금강산관광 재개. 북, 관광에 필요한 안전 철저히 보장
2. 군사분계선 육로통행과 북측 지역 체류 원상회복
3. 개성관광 재개. 개성공업지구 사업 활성화
4. 백두산 관광 곧 시작
5. 올 추석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

/안용현 기자 ahnyh@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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