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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피살사건' 북(北) 사과·현장조사 해결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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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9.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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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으면서 돌아오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17일 파주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귀환하면서 이렇게 활짝 웃었다. 김정일을 만나 금강산관광 등 대부분의 ‘숙원사업’을 해결했으니 그럴 만도 했다. 그러나 당국 간 협의의 관문이 남아 있어 마음을 놓기는 이르다는 일부 지적도 있다./조선닷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북측과 금강산관광 재개 등 5개 항에 합의하고 귀환하자 좀처럼 진전되지 않고 있던 남북관계의 국면도 전환되는 게 아니냐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해 이번 합의가 꽉 닫힌 남북관계를 여는 열쇠가 되려면 "남북 당국 간 대화로 이어져 성과가 나와야 한다"(남주홍 경기대 교수)는 견해가 많다.

특히 금강산 관광 재개 협상에서 북측이 지난해 7월 우리측 민간인 피살 사건에 대해 얼마나 성의 있는 해결 자세를 보이느냐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관광사업을 통한 사실상의 대북 현금 지원에 부정적인, 보수층을 중심으로 한 남한 내 여론의 흐름이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우선 당국 간 대화 재개 여부를 주목하는 이유는 현실적으로 5개 항 합의 중 "군사분계선 육로 통행과 북한 체류 원상회복"을 제외한 나머지 모두는 남북 당국 간 합의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금강산·개성·백두산 관광을 포함해 개성공단 활성화와 올 추석 이산가족 상봉은 "민간 기업인 현대그룹과 명목상 북한 민간단체인 아태평화위가 합의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통일부 당국자). 관광객 피살 사건으로 중단된 금강산관광 재개의 결정권은 우리 정부에 있으며, 토지임대료와 북측 근로자 임금 인상 등 개성공단 활성화 문제도 정부가 북측 당국과 협상 중이다.


▲ 웃으면서 돌아오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17일 파주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귀환하면서 이렇게 활짝 웃었다. 김정일을 만나 금강산관광 등 대부분의 ‘숙원사업’을 해결했으니 그럴 만도 했다. 그러나 당국 간 협의의 관문이 남아 있어 마음을 놓기는 이르다는 일부 지적도 있다./오종찬 기자 ojc1979@chosun.com 남북 당국 간 대화는 우리 정부가 북한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그중에서도 금강산관광과 개성관광 재개 협상이 중요한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전망이다. 금강산 관광의 경우 우리측이 지난 1년 동안 줄곧 재개의 '선결 조건'으로 북측 사과와 현장조사, 재발 방지 등을 내걸었던 사안이다. 그러나 북한은 지금까지 아무것도 수용하지 않고 묵살해 왔다. 다른 것도 아닌 국민의 생명을 앗아간 사건인 탓에 우리 정부로서도 내부 여론을 의식, 쉽게 물러설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현정은 회장도 이 같은 남한 내부 사정을 십분 감안, 김정일과의 면담에서 북측의 '성의 표시'를 요청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에 대해 김정일이 준 답으로 추정되는 것은 현대그룹과 아태평화위 간 합의 보도문에 나타난 "안전이 철저히 보장될 것"이란 발언뿐이다. 이는 우리측의 '재발 방지' 요구에 대한 '외교적인' 호응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문제는 사과와 현장 조사 등에 대한 북한 입장은 전혀 알려진 게 없다는 점이다. 우리 정부로서는 이들 두 사안에 대해 아무런 답도 받지 못한 채 금강산 관광을 다시 허용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 국민이 총에 맞아 죽은 사건에 대해 정부가 어물쩍 넘기려 한다면 우리 내부의 역풍(逆風)을 맞을 것"(이조원 중앙대 교수)이기 때문이다.

개성관광 재개 문제도 사정은 비슷하다. 북한이 우리 국민의 억류 사태를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약속하느냐가 관건으로 지적된다. 현대아산 직원 유성진씨 억류 사건 여파가 아직 가라앉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두 사안에서 "우리 국민의 신변 보장 명문화가 전제조건"이라는 우리 정부의 입장에 북한이 얼마나 호응해 오느냐에 따라 남북관계의 전개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 금강산 관광 협상에는 여기에 '북측의 사과 또는 유감 표명'이라는 변수가 하나 더 붙는다. 이들 '묵은 쟁점'에서 진전이 없는데도 우리 정부가 금강산관광을 허용한다면 "또 북한의 '통민봉관'(通民封官·민간끼리만 교류하고 당국은 배제) 전술에 말려들었다"는 비판에 부닥칠 가능성이 짙다./안용현 기자 ahnyh@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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