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과 북한의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가 금강산 최고봉인 비로봉(1천638m) 관광을 새로 시작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내금강 관광의 꽃'으로 불리는 비로봉 정상에 올라 금강산의 다양한 봉우리들과 해금강의 풍광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을 전망이다.

비로봉 관광은 첫 금강산 관광선 금강호가 지난 1997년 11월 출항한 후 10년 만인 2007년 11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방북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을 통해 개성관광과 함께 합의를 본 사안이다.

현 회장은 그해 12월 북측과 함께 비로봉 공동답사를 하고 지난해 4월 비로봉 관광을 시작하려 했으나 기상 사정 등으로 미룬 끝에 그해 7월 중순 실시하기 위해 북측과 최종 조율을 하던 중 남한 관광객 박왕자씨 피격 사망사건으로 금강산 관광 자체가 전면 중단되는 바람에 실현되지 못했다.

금강산은 남북으로 이어지는 오봉산(1천264m), 상등봉(1천229m), 옥녀봉(1천423m), 비로봉(1천638m), 월출봉(1천580m), 차일봉(1천529m) 줄기를 경계로 해 내륙을 향한 서쪽을 내금강, 바다를 향한 동쪽을 외금강이라고 부르며 바다경치를 해금강으로 일컫는다.

내금강 지역에 대한 관광은 2007년 봄 시범 관광을 거쳐 그해 6월부터 본격 이뤄졌지만, 온정각에서 버스로 50㎞를 이동해 표훈사에 도착한 후 이곳에서 묘길상까지 4.3㎞를 도보로 관광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비로봉 관광 길이 열리면 표훈사-묘길상-비로봉 정상까지 왕복 16㎞의 완전한 관광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코스는 도보로 7∼8시간이 소요돼 내금강내 화선휴양소를 이용해 하룻밤을 묵는 방안이 고려되고 있다.

비로봉에 오르는 길은 도보코스 외에도 금강산호텔-내금강 단풍다리-비로봉 정상으로 이어지는 총 45㎞의 관광도로가 개설돼 있다.

비로봉 관광은 금강산 정상에 우뚝 선다는 의미 외에도 내.외금강과 해금강의 경치를 한눈에 시원스럽게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이 단연 장점으로 꼽힌다.

북한의 '조선대백과사전'(1996년 '백과사전출판사' 출간)에 따르면, 내금강은 지역적 특성과 탐승 노정에 따라 만천구역, 만폭구역, 백운대구역, 명경대구역, 망군대구역, 태상구역, 비로봉구역으로 나뉜다.

사전은 특히 비로봉구역에 대해 "비로봉과 영랑봉, 장군성과 장군봉, 월출봉과 일출봉 등 금강산 주봉들을 포괄한다"며 "높은 봉우리에 펼쳐진 특이한 고산 식물 경관과 내.외금강 전망 경치로 이름 높다"고 설명했다.

사전은 비로봉이 "전망대로서 첫 자리를 차지한다"며 남동쪽으로는 일출봉, 월출봉, 장군봉, 차일봉, 백마봉이 바라보이고 북쪽으로는 옥녀봉, 오봉산, 산등봉 등이 잇닿아 길게 뻗은 금강산 등줄기의 모습이 웅장하게 안겨오며, 동쪽으로는 해금강의 해만물상을 비롯한 동해의 아름다운 풍경이 아득히 안겨온다고 설명했다.

비로봉에서 바라보는 해돋이와 저녁놀은 일품이라고 사전은 강조했다.

비로봉구역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경관으로 '은사다리 금사다리'도 있다.

"사선교에서 비로봉으로 오르는 수백m에 달하는 바위 줄기는 마치 하늘에 세워놓은 수다리와 같은데 아침 해가 비칠 때면 영롱한 은빛을 내고 저녁 노을이 비치면 황금빛을 뿌린다고 하여 이곳을 은사다리, 금사다리라고 한다"고 사전은 소개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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