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현재 133일째 북에 억류 중인 현대아산 직원 유모씨의 석방을 위한 남북 간 물밑 교섭이 급진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이날 “남북 관계에 며칠 내에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며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이와 관련해 10일 전격 방북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당초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이 유씨 석방을 위한 교섭을 위해 개성공단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북한측이 현 회장의 방북을 수용하는 쪽으로 막판에 입장을 선회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정부 관계자는 “현대아산을 포함해 정부 안팎의 가능한 모든 대북 채널이 (유씨 문제 해결을 위해) 동원되고 있다”면서 “여기저기서 긍정적인 신호가 읽히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유씨 문제를 우리 정부에 부담을 주지 않고 현대아산측과 해결하는 모양새를 갖출 것으로 안다”면서 “그러나 북측이 우리 정부의 사과를 요구하거나 무리한 석방 조건을 내걸 경우, 교섭이 막판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했다.

현대아산측은 북한이 유씨를 풀어줄 경우 인도적인 지원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북측에 전달했으며, 유씨가 억류당하게 된 경위와 관련해 유감을 표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유씨와 연안호 선원 문제에 대한 북한의 대응을 지켜본 뒤 이명박 대통령의 8·15 경축사에 담길 대북제안의 수위를 최종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노동당기관지 노동신문도 지난 8일 논설에서 “북남 관계를 개선해야 민족적 화해와 단합, 교류와 협력을 실현할 수 있다”며 “북과 남이 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책임적인 조치들을 취해 나간다면 조선반도에서 군사적 대결과 전쟁 위험을 제거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지난 1월 성명에서 이제 남북관계는 “더 이상 수습할 방법도, 바로잡을 희망도 없게 됐다”고 밝힌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누그러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7월 북한의 대남 비난 횟수도 6월에 비해 30~40%쯤 줄었다고 통일부 관계자는 전했다.
/주용중 기자 midway@chosun.com
/안용현 기자 ahnyh@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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