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23일 북한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미국을 비난한 데 대해 유감이라면서 북한의 태도 변화가 없으면 단호하게 제재할 수밖에 없다는 뜻을 밝혔다.

클린턴 장관은 이날 태국 푸껫 쉐라톤 호텔에서 열린 ARF 오전 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을 열고 '비핵화를 요구했는데 북한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며 유감을 표하고 북한이 과거 국제회담에서 강경발언을 하면 지원이 주어지곤 했는데 이런 일은 앞으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핵무장을 정당화하는 주장이 시대착오적이라고 비난하며 "북한은 오늘날 처한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클린턴 장관은 또 북한이 이날 비핵화 노력을 했다고 주장했지만 과거에 했던 것 이상의 비핵화 조치를 해야 지원이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절반의 조치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비가역적 비핵화'를 전제로 북한에 제공할 이른바 미국의 '포괄적 패키지'와 관련, "미국이 마련한 포괄적 패키지에는 전면적인 관계정상화 외에 항구적 평화체제, 그리고 에너지 및 경제지원이 모두 담겨있다"며 "앞으로 미국뿐 아니라 6자회담 관련국들이 '포괄적이고 조율된 방식'으로 협의해 패키지의 구체적 내용을 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턴 장관은 또 '비가역적 조치의 기준'으로 2005년 제4차 2단계 6자회담에서 합의한 9.19 공동성명에서 규정한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계획을 포기할 것과 조속한 시일내 핵확산금지조약(NPT)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조치에 복귀할 것'을 설정했다고 전했다.

그는 "불행하게도 북한은 (우리 제안에 대한) 즉각적인 거절로 잘못된 길고 가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며 "이는 미국뿐만 아니라 동북아시아 지역과 국제사회의 골치거리"라고 비난했다.

클린턴 장관은 "북한은 지속적으로 핵무장을 추구함으로써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며 "이는 이 지역의 군비경쟁을 촉발할 수 있는 것으로 어느 국가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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