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북한 노동당 비서 황장엽씨와 그의 측근인 김덕홍씨는 자신들의 미국 방문을 초청한 미 상원 전 국제관계위원장 제시 헬름스 의원과 디펜스포럼 재단 수잔 솔티 회장에게 최근 편지를 보내 미국을 방문해 북한문제에 증언하겠다는 의사를 거듭 밝혔다.

조선일보가 24일 미국으로부터 입수한 편지에서 특히 김씨는 “우리는 지난 9월 27일 국회 정보위에 증인으로 출석, 북한의 권력체계와 생화학무기를 포함한 대량살상무기의 생산과 수출에 대해 증언했다”면서 “우리의 증언은 미국과 한국이 북한과 협상하는 데 있어서 탁월한 소재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혀 방미가 이뤄질 경우 북한의 생화학무기에 대한 모종의 증언을 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황씨와 김씨는 지난달 27일 국회 정보위원회의 비공개 회의에 출석, “북한은 80년대 초부터 생화학 무기를 개발한 세계 4위의 보유국이며, 지난 81년 중순 김정일이 예산이 적게 들고 살상력을 높일 수 있는 것이 생화학 무기라며 이의 대량생산을 지시했다”고 증언한 것으로 회의 뒤 여야의원들이 밝혔다.

한 외교소식통은 이와 관련, “미국이 탄저균 공격을 받고 있는 이때 이들이 북한의 생화학무기 생산과 판매를 언급한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면서 “두 사람이 미국을 방문, 만일 있다면 어떤 테러집단이 북한으로부터 탄저균을 사갔는지 그것만 알려준다고 해도 정말 귀중한 정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편지는 수잔 솔티 회장과 제시 헬름스 의원이 각각 지난달 21일과 27일자로 황씨와 김씨에게 보낸 세 번째 방미초청에 대한 답신으로, 황씨의 편지는 미국 테러 전인 지난 6일자로, 김씨의 편지는 그 후인 20일자로 되어 있다.
/허용범기자 he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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