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트 캠벨(Campbell)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20일 “북한에 대한 ‘포괄적 패키지’는 미국 단독이 아닌 한·중·일과 조율 과정을 거쳐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한 중인 캠벨 차관보는 이날 국내 중견 언론인과의 조찬간담회에서 “만일 평양이 핵 없는 한반도를 향한 되돌릴 수 없는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한다면 나머지 6자회담 당사국들은 포괄적 패키지를 보낼 준비가 돼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포괄적 패키지 구상은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 때 먼저 제시했고, 미국도 ‘그랜드 바게인’(grand bargain·대협상)이라는 용어를 쓰며 공감을 표했다”고 했다.

캠벨 차관보는 또 ‘포괄적 패키지에 북한이 유혹을 느낄 만한 새로운 게 있느냐’는 질문에 “새롭고 매력적인 요소들도 있을 것이지만 이것들이 무상으로 오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그는 특히 “현 상황에서는 압박이나 제재 국면에서 한걸음 뒤로 물러설 이유가 없다. 오바마 행정부와 여타 아시아 정부들은 지난 몇년간 북한이 해온 외교 패턴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명백히 했다”고 말했다.

중국의 입장과 관련, 캠벨 차관보는 “최근 만난 중국 관료들은 지금 상황에 맞는 새로운 접근법을 택해야 한다는 것을 고민하고 있는 것 같았다. 중국은 북한에 대해 어떤 접근 방식을 택할지 현재 정리 중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최근 “6자회담이 영원히 끝났다”고 한 것과 관련, “6자회담 중단 여부는 북한이 선택할 일이 아니다. 북한을 다루는 최고의 방법은 나머지 5개국이 강력한 파트너십을 발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임민혁 기자 lmhcoo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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