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스 전 미 8군 사령관과 립시 전 주한미군 사령관의 부친, 아들이 6·25전쟁에 참전했거나 주한미군 장교로 한국에 근무하는 등 2∼3대에 걸쳐 ‘한국 방위’와 인연을 맺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95년부터 97년까지 미 8군 사령관으로 주한 미 지상군을 지휘한 리처드 F 티몬스(57) 예비역 중장의 아버지 로버트 L 티몬스씨는 미 육군 대위로 6·25에 참전했다가 마산 서북산 전투에서 전사했다. 그의 아들 리처드 F 티몬스 2세는 미 육군 대위로 한국 근무를 자원, 96년부터 97년까지 1년간 판문점 인근 미 2사단 최전방 초소에서 근무함으로써, 3대에 걸쳐 한국 방위를 담당하는 인연을 맺게 됐다.

그의 아버지 로버트 티몬스가 한국 땅에 첫 발을 디딘 것은 50년 8월. 하와이에 주둔하던 미 25사단 5연대 1대대 중대장이었던 그는 하와이 주둔 부대로는 처음으로 한국에 파병됐다. 티몬스 대위는 서북산에서 북한군의 고지 점령을 시도하던 중 총격으로 부상해 후송되다 북한군 기관총 공격을 받고 전사했다. 그의 시신은 1년 뒤에 발견돼 미 워싱턴의 앨링턴 국립묘지에 안장됐다. 아버지의 전사는 당시 일곱살이던 리처드 F 티몬스가 직업군인의 길을 택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소령 시절 미 2사단 작전장교로 한국에서 근무한 뒤 95년 미 8군 사령관(중장)으로 한국에 다시 부임한 그는 아버지가 전사한 곳을 찾기 시작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육군 39사단은 95년 12월 서북산에 티몬스 대위를 기리는 추모비를 세웠다. 그는 전화 인터뷰에서 “한국군들이 예의바르고 훌륭해 인상적이었다”며 “3대에 걸쳐 한국과 인연을 맺었기 때문에 누구보다 한국의 번영과 성공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6·25전쟁 50주년을 맞아 어머니를 모시고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윌리엄 립시(69)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51년 보병 소대장으로 6·25전쟁에 참전, 1년여 동안 중공군과 치열한 전투를 치렀다. 그는 “당시 중공군의 로켓과 포 등 공격이 엄청나 간담이 서늘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말했다. 84년부터 87년까지 4년간 주한미군사령관으로 근무했던 그는 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북한의 도발에 철저히 대비함으로써 올림픽 성공에 기여했다. 그의 아들 티모시 립시도 현역 준장으로 지난해 9월 한국에 부임, 2대에 걸쳐 한국에 근무한 미군 장성이 됐다. 최전방에서 인계철선(인계철선) 역할을 하는 미 2사단의 부사단장으로 활동 중인 그는 위관장교 때에도 미 2사단에 근무한 적이 있다. /유용원기자 kysu@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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