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머스 허버드(Thomas C Hubbard) 주한 미대사는 23일 관훈클럽(총무 강신철·강신철) 초청토론회에서, “한국정부와 북한정부는 (대북정책에 대해) 부시 행정부가 클린턴 행정부와는 다른 고유의 정책을 추진해 가고 있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허버드 대사는 “한국정부나 북한정부 모두가 이해해야 하는 것은, 미국은 행정부가 바뀌면, 특히 정당이 바뀌면 정책도 바뀐다는 사실”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허버드 대사의 이 언급은,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재개 조건으로 클린턴 행정부 당시의 수준으로 미국의 대북정책을 되돌릴 것을 요구하고, 우리 정부가 부시 행정부에 대해 북한의 그같은 입장을 반영해 주도록 희망하는 것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허버드 대사는 또한 북한측이 미·북대화의 의제로 삼는데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북한 재래식 무기 문제에 대해 “이는 한국뿐만 아니라 3만7000명의 주한미군을 둔 미국에도 큰 위협이고 중요한 문제”라면서 “어떤 방식으로든 반드시 다뤄져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 형식은 남북간 회담이든, 미·북 혹은 남북·미 3자 회담이든 관계없으며, 한·미가 공통된 이해를 함께 추구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허버드 대사는 이어 미국 테러사태의 배후로 지목된 빈 라덴과 알 카에다 조직에 관한 북한의 정보제공 여부에 대해, “북한이 만약 그같은 정보를 갖고 있고 제공한다면 분명히 환영할 것”이라고 말하고, “북한의 생화학 테러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대처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경고했다.
/허용범기자 he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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