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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칼럼] 北 핵도발 덕분에 생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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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9.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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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원
워싱턴 특파원


미국 워싱턴 포스트 16일자에서 눈길을 끈 사설의 제목은 ‘협정의 예술(Art of the Deal)’이었다. 여론면의 맨 위에 배치된 이 사설은 북한의 도발적 행동에 한국과 미국이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양국을 분열시키는 문제를 새롭게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버락 오바마(Obama) 미 행정부에서 주저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서둘러 발효시키자는 주장을 폈다. 한미 FTA에 대한 미국의 불평은 “북한이 현재처럼 공격적인 행동을 시작하기 전의 일”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북한의 ‘핵 도발’에 제대로 대처하려면 미국이 동맹 간에 논란이 있는 문제는 조금이라도 빨리 해결하라는 취지였다. 북한의 핵 도발이 없었더라면 미국의 신문 사설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주장이다.

올 초부터 계속되고 있는 북한의 도발 이후, 예전에 보기 어려웠던 이런 현상이 한미관계에 잇달아 일어나는 것을 워싱턴 DC에서 목격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워싱턴 DC 방문은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정부 고위 관계자)는 말이 나올 정도로 미국에서 큰 배려를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월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가 미국을 방문했을 때는 식사도 대접하지 않은 채 회담만 하고 끝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단독 회담확대 회담로즈가든 기자회견오찬 회담’의 ‘풀 코스’ 예우를 받았다.

우리 정부가 ‘한미 공동비전’에 포함시키기를 희망했던 내용은 ‘핵우산 확장 억지력’을 비롯,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포함돼 정상회담에서 발표됐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입각한 평화통일’과 ‘북한 주민들의 기본적인 인권존중과 증진’이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명문화된 것도 의미가 있다.

미 연방 하원(下院)도 이 대통령에 대해 특별 대접을 했다. 연방 하원은 정상회담 하루 전인 15일 ‘북한의 대남(對南) 적대행위 중단 및 북한의 핵프로그램 포기 촉구’ 결의안을 채택, 이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줬다.

지난달 28일에는 자살한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가 설치된 주미대사관에서 미국 측의 이례적인 조문(弔問)을 지켜볼 수 있었다. 힐러리 클린턴(Clinton) 국무장관과 제임스 존스(Jones) 국가안보보좌관은 5시간 간격을 두고 주미대사관을 찾아 묵념을 했다. 이들의 주미대사관 방문은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한 것 외에도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보이기 위한 뜻도 담겨 있다.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 덕분에,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을 거치면서 간격이 생겼던 한미관계는 급속도로 더 가까워지는 분위기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2012년으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도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지난 1월까지 백악관에 근무한 데니스 와일더(Wilder) 전 NSC 선임국장에게서 나왔다.

이와는 반대로 미국에서 북한보다 한국정부를 더 비판했던 일부 인사들은 요즘 침묵하는 경우가 더 많다. 절대로 한국을 향해서 군사력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들의 망상(妄想)은 북한의 ‘정전(停戰)협정 파기 위협’과 ‘전쟁 불사(不辭)’ 발언으로 깨지고 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국제사회의 경고를 무시하고 도발행위를 계속할 경우, 핵무기를 몇 개 더 보유할지 모른다. 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거리를 늘리는 기술을 개발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된다고 해서 미국에 맞설 수 있는 ‘강성대국’이 될 수 있을까.

역사 속으로 사라진 소련에 핵무기가 없어서 블라디미르 레닌(Lenin)의 동상이 땅바닥에 팽개쳐진 것은 아니다.
북한이 위험 지수를 상승시키는 것에 비례해서 한미동맹 관계가 강화되는 구조를 확고히 할 때 김 위원장이 오판(誤判)을 깨달을 수 있다. 지금은 북한의 핵 도발이 오히려 한미 양국에 전화위복(轉禍爲福)의 계기가 될 수도 있음을 김 위원장에게 분명히 상기시켜 줘야 할 때다.
May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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