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DJ), 김영삼(YS) 두 전직 대통령들간의 대북 정책을 둘러싼 극단적 언어 충돌이 미국 언론의 기사감이 됐다.

미국의 대표적 보수 신문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 DJ가 최근 6.15 정상회담 기념식장에서 현 이명박 대통령의 일부 조치들이 독재자의 모습과 닮았으며, 민주주의의 진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소개하고 이에 대해 YS는 즉각 북한에 수십억달러를 제공한 DJ는 공산주의자라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역사가 짧은 한국의 민주주의는 정기적으로 거리 시위와 국회 소란, 언어 공격 등을 야기한다면서, 일부 정치평론가나 외부인들은 이를 한국의 국민성(emotional character) 때문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살하자 그의 지지자들이 분노해 거리로 나온 것이 그 예라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 평론가들은 수십년간 정치적 라이벌이었던 두 전직 대통령들간의 충돌은 최근 핵실험과 두 미국인 여기자와 한국인 사업가 구금과 같은 북한의 호전적 조치들에 의한 부산물로 보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동안 북한을 어떻게 다루느냐는 문제가 한국의 정치인들과 정당을 나누는 리트머스 시험지 역할을 해 왔고, 최근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서울의 매파와 비둘기파간의 손가락질을 심화시켜 왔다는 것이다.

WSJ는 2000년과 2007년 남북 정상회담을 수행하기도 했고, DJ의 6.15 기념식장에서 연설을 했던 문정인 연세대 교수의 말을 인용해, DJ가 현재와 과거 시제를 혼용해 말한 것일 뿐 이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독재자라고 부르지 않았다고 전했다.

문 교수는 "정치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예술이지만, 한국 정치인들은 가능한 것을 불가능으로 만들고 있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용의 태도인데, 지금 어느쪽도 상대방에 대한 관용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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