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核, 北은 되고 南은 안된다는 어떤 이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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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9.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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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核)으로 무기를 만든다 해도 북(北)이 하면 ‘자위용’이라고 감싸고, 핵(核)을 평화적으로 이용한다 해도 남(南)이 하면 ‘위험한 장난’이 된다.

이명박 정부가 ‘우리 영해에서 북 선박 검색’을 할 수 있는 PSI에 가입하면 “전쟁 난다”고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오바마 정부가 ‘공해에서까지 북 선박 검색’을 할 수 있는 유엔 제재를 추진하면 잠잠하기만 하다. 야당 및 진보좌파는 북핵 문제에 대해 이처럼 ‘내 편, 네 편에 따라 달라지는’ 이중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민주당은 15일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출국한 이명박 대통령에게 “오바마(Obama) 대통령을 배우고 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정세균 대표는 이날 “지금은 오바마 대통령의 담대한 외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고, 이강래 원내대표도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소통과 포용성 등을 배워오면 대한민국을 위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요즘 북한에 대한 대응은 이명박 대통령보다 오바마 대통령이 훨씬 강경하다. 그는 지난 6일 프랑스에서 북핵에 대한 질문을 받자 “북한의 지난 수개월간 행동은 엄청나게 도발적(Provocative)”이라며 “우리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 보상하려는 정책을 계속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미국은 북한의 2차 핵실험에 대응해 유엔 안보리 제재와 별도로 강도 높은 대북 금융제재를 예고하고 있다. 미국이 주도한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안(1874호)도 권총 한 자루의 북한 반입까지 규제하는 등 2006년 1차 핵실험 직후 나온 결의안(1718호보다) 훨씬 강경하다. 그러나 민주당이 오바마 행정부나 유엔 안보리 결의를 공개 비판한 적은 없다. 오히려 안보리 결의안에 대해 “지지한다”는 대변인 브리핑까지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현 정부가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전면 참여를 발표한 이후 한 언론 인터뷰에서 ‘서해 충돌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저쪽(북한)에서도 PSI에 가입하면 선전포고로 인정한다고 했으니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무력 충돌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그러나 안보리의 대북 제재 움직임에 대해선 “이번에는 중국까지 참가해서 제재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안보리 결의안은 공해(公海)상 선박 검색이 포함돼 있어, 영해(領海)에서만 의심스러운 북한 선박을 검색할 수 있는 PSI보다 더 강력한 것이란 분석이다. 그런데도 민주당과 좌파진영은 PSI 때와는 달리 유엔 제재에 대해선 별말이 없다.

정부 당국자는 “왜 미국 대사관이나 유엔에 몰려가 촛불 시위를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며 “아마 부시 행정부 때였으면 완전히 상황이 달랐을 것”이라고 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민주당이 논리적 일관성을 잃은 것 같다”며 “국내 지지기반의 눈치를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오바마는 우리 편, 이 대통령은 적(敵)이란 식의 ‘편 가르기’가 깔린 것 아니냐”(이조원 중앙대 교수)는 지적도 나온다.

또 6·15 공동선언 9주년을 전후해 민주당 등은 일제히 “이명박 정부가 6·15 선언을 지키지 않아 남북관계가 악화됐다”는 논리를 폈다. 정세균 대표는 지난 14일 “당장 이 대통령이 6·15와 10·4 선언을 존중한다는 확실한 선언만 한다면 다시 대화가 가능할 것”이라며 “모두 힘을 합쳐 6·15와 10·4 선언을 존중한다는 대답을 듣게 이 대통령에게 압력을 넣자”고 했다.

그러나 6·15 선언을 지키지 않은 것은 “오히려 북한”(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이란 지적이 많다. 북은 6·15 선언에서 약속했던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을 이행하지 않았고 이산가족 상봉도 중지시켰다. 개성공단 임금을 갑자기 4배(300달러)나 올려 달라며 남북 경협에도 찬물을 끼얹고 있다.

특히 6·15 선언 1조에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라고 해놓고 노무현 전 대통령 상중(喪中)에 2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그런데도 ‘북한의 6·15 선언 이행’을 요구하는 민주당 등의 목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는다. 정부가 작년 7월부터 “6·15와 10·4 선언을 포함한 모든 남북 합의를 존중한다”고 했지만, 진보 좌파진영은 “6·15와 10·4 합의만 지키라”는 분위기다.

남북의 핵 권리 문제에 대해서도 ‘이중적’이란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이 “영원히 기억한다”는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1년 11월 미국 LA에서 “북한의 핵 보유가 자위적 수단이라는 데 일리가 있다”고 했다.

일부 좌파는 북한이 국제 합의들을 ‘휴지 조각’으로 만들며 핵무기를 개발하는 데 대해 “통일이 되면 우리 핵 아니냐”며 자주를 강조한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스스로 포기했다가 최소한의 권리를 되찾으려는 ‘평화적 핵 이용권’에 대해선 “한반도 평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민주당 대변인)는 입장이다.

한나라당은 “한미 정상회담 의제로 한미원자력협정에 규정된 ‘핵연료 재처리 금지’ 개정을 정부에 건의키로 했다”고 밝혔지만,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포퓰리즘적 언행 자제”를 당부했다.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1년 “북은 핵을 개발한 적도 없고 개발할 능력도 없다. 내가 책임지겠다”고 했다. 그러나 아직 ‘책임 있는’ 해명은 없다. 김 전 대통령은 김정일 위원장에 대해선 ‘식견 있는 지도자’라고 했지만 이 대통령에게는 ‘독재자’라고 했다.
/안용현 기자 ahnyh@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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