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2차 핵실험을 입증할 방사능 물질이 아직 검출되지 않아 지하 핵실험장의 밀봉상태가 예상보다 양호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15일 "북한이 함북 길주군 풍계리에서 단행한 2차 핵실험을 입증할 단서인 방사능 물질이 아직 검출되지 않았다"면서 "풍계리에 건설된 지하 핵실험장의 밀봉상태가 상당히 견고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보통 핵실험 후엔 크립톤(Kr-85)과 제논(크세논.Xe-135) 등 자연에서 발견되지 않는 방사능 물질이 대기로 방출되는 데 이것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동해 상공에서 두 차례 대기를 분석한 미국의 WC-135 특수정찰기도 방사능 물질을 검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자는 "현재 방사능 물질인 크립톤과 제논을 검출하기 위한 우리의 과학장비는 정상적으로 작동되고 있다"며 "그러나 북한의 핵실험 장소가 남한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지하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검출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정보당국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풍계리 일대에 2~3곳의 지하핵실험장을 만들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아직 3차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정황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정보당국이 3차 핵실험 후보지 11곳을 포착했다'는 보도와 관련, "북한이 풍계리 외 다른 지역에서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그렇지만 핵실험이 예상되는 다수 지역을 정해놓고 밀착 감시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관계자는 "2006년 북한의 핵시설 검증작업에 대비해 핵시설로 의심되는 지역 여러 곳을 분류한 적이 있다"며 "그러나 이들 지역을 추가 핵실험 예상지역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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