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억류 중인 미국 여기자 2명에게 12년 노동교화형이라는 중형을 선고한 가운데 미국 abc 뉴스 인터넷판은 8일 북한 노동수용소의 실상을 소개하는 기사를 실었다.

abc는 미국 여기자들이 이번 판결로 벌목, 채석 등 고된 노동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되는 강제 노동수용소(굴락)에 보내질 운명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abc는 목격자들의 증언을 인용해 북한의 노동수용소에서는 수감자들이 굶주림으로 고통받는 것은 물론 구타와 처형이 일상적으로 자행되고 있다면서 심지어 가족이 처형되는 것을 지켜봐야 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abc는 북한이 노동수용소의 규모, 내부 실태 등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인권단체와 수용소에 수감됐던 이들의 증언에 따르면 수감자들은 노예와 다를 바 없는 강제 노동과 고문, 굶주림 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소개했다.

노동수용소 등에 수감된 북한 정치범의 정확한 수는 알 수 없지만 미 국무부는 북한 노동수용소 수십 곳에 수감된 정치범이 15만-2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노동수용소의 규모 역시 알려져 있지 않지만 위성사진에 포착된 일부 수용소의 경우 그 크기가 200평방마일에 이른다고 abc는 전했다.

abc는 또 단지 한국 드라마 DVD를 보거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진이 실린 신문을 깔고 앉았다는 이유만으로도 수용소에 끌려가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AI)의 T. 쿠마르 아시아 담당 국장은 "(북한 수용소의) 상황은 매우 힘들고 고통스럽다"면서 "사람들(수감자들)은 휴식도 없이 일주일에 7일, 하루 10-12시간씩 노동에 시달린다"고 말했다.

그는 "수감자들은 산에서 나무를 베고, 돌을 자르고 농장에서도 일한다"면서 "일이 매우 힘들지만 빨리 일하지 않거나 일할 때 애국적인 노래를 부르지 않으면 구타당한다"고 말했다.

수감 경험자들이 전하는 북한 수용소의 실상은 더 비참하다.
북한 요덕수용소에서 태어나 정치범 수용소 출생자로는 최초로 탈북에 성공한 신동혁(25) 씨는 2007년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굶주린 수감자들이 개구리, 쥐, 잠자리, 메뚜기를 잡아먹으려고 헤매고 다녔으며 자신도 너무 배가 고파 소똥에 섞인 강냉이를 먹었다며 끔찍했던 수용소 생활을 소개했다.
북한 강제수용소의 실상을 담은 수기 '평양의 수족관 : 북한 강제수용소에서 보낸 10년'의 저자인 탈북자 강철환 씨는 수용소에서 어린 아이들도 목재 운반 등 고된 노동을 했다고 증언했다. 아이들은 또 공개 처형장에 끌려가 끔찍한 처형 장면을 지켜봐야 했다. 신동혁 씨 역시 어머니와 형이 탈출을 시도했다 붙잡혀 처형되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abc는 북한에는 정치범 수용소와 탈북자 수용소 등 두 가지 종류의 수용소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미국 여기자들은 인민보안성이 운영하는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고 보도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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