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기간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정부 핵심당국자가 9일 전했다.

이 당국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은 최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장거리 미사일 발사대를 세운 뒤 인근 건물에서 미사일 조립, 점검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아직 발사대에 미사일을 설치하지는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미사일 연료가 고체가 아닌 액체이기 때문에 발사대에 설치한 뒤 주입을 해야 하고, 폭발위험성도 일반 연료에 비해 높다"면서 "따라서 설치와 연료 주입에 상당 시일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그러면서 "결국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시점을 한미정상회담 전후로 맞추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정보당국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외교안보라인 핵심 참모도 "한미정상회담(16일)이 일주일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진행상황으로 봐선 그 때까지 발사하는 것은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확인했다.

다만 이 참모는 "북한이 최근 미사일 발사 준비 등을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이달 중순에 발사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면서 "언제 어떤 방식으로 도발할 지 섣불리 예단할 수 없어 긴장을 늦추지 않은 채 만일의 사태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중.단거리 미사일 발사 가능성과 관련, 정부 당국자는 "동해의 경우 북한이 선박 항해금지 구역을 선포한 만큼 오늘이라도 단거리 미사일을 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실제로 발사준비 징후도 포착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북한은 이날부터 오는 29일까지 강원도 원산 앞바다 연안을 선박 항해금지 구역으로 선포했다고 군 소식통은 전했다.

이 당국자는 "서해상 NLL(북방한계선) 인근에서 도발 징후는 아직까지 없는 상태"라며 "그러나 전방에서는 언제라도 돌발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군 경계태세를 강화한 상태"라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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