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유력해졌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는 김정일의 막내아들 김정운의 11살때 사진이 최초 공개됐다. 이 사진은 KBS가 13년간 김정일의 전속요리사로 일했던 일본인 후지모토씨로부터 제공받아 공개했다./KBS화면캡쳐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알려진 김정운(26)은 학창 시절 마이클 조던과 아놀드 슈워츠제네거의 팬이며 일본 만화를 좋아해 남한 학생들과도 친했다고 영국 타임 온라인판이 8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김정운과 스위스 베른 국제학교를 함께 다닌 학우(學友)들의 증언을 통해 1993년부터 1998년까지 백철이라는 이름으로 다녔던 김정운의 학교 생활 모습을 전했다.

익명을 원한 이 사람에 따르면 김정운은 유머 감각이 있고, 북한의 적대국에서 온 학생들과도 잘 어울렸다. 그는 “정치 이야기는 학교에서 터부시했기 때문에 주로 축구에 관해 논쟁을 벌였다”고 말했다.

김정운은 남한 학생들과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 남한 학생들이 만화를 잘 그리는데다가 김정운이 일본 만화를 좋아했기 때문이다. 또 키가 168㎝에 불과하다고 알려졌지만 이 스위스 학교에서 이스라엘 학생에게 농구를 배우기도 했다.

매일 기사가 운전하는 자동차를 타고 수업을 들으러 온 김정운이지만 다른 외교관이나 스위스 부자들도 그렇게 했기 때문에 유별나 보이지는 않았다. 그는 북한 대사관에 살았고, 북한 대사와 도심에서 식사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김정운은 수학을 잘했지만 천재적인 수준은 아니었다. 익명의 학우는 “김정운에게 국제학교에서의 교육보다는 북한에서의 영향이 더 클 것”이라면서도 “적어도 그가 최상의 서구 문화를 경험한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당시 학교에는 김정운과 동시에 등록해서 다니는 정광이라는 학생이 있었는데 그는 김정운의 경호원으로 추측된다. 한 급우는 “한번은 정광이 친구가 입에 물고 있는 연필을 발로 차서 빼냈다”며 “보통 학생은 할 수 없는 일로 그는 고도의 훈련을 받은 어린 군인이었음에 틀림없다”고 했다. 정광은 스포츠에 능해 김정운보다 더 인기가 많았다.

지금까지 김정운에 대한 일화는 김정일의 일본인 초밥 요리사에게서 나온 것이 전부였다. 그에 따르면 김정운은 활달하고, 과체중이며, 마이클 조던의 팬이라는 정도가 알려져 있었다.

타임은 김정운이 북한 사관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평양으로 돌아갔고, 그의 엄마인 전직 무용수 고영희는 일본에서 태어나 김정운이 평양으로 돌아간 직후인 2004년에 암으로 죽었다고 보도했다./김어진 기자 hanmeu@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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