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 리(왼쪽), 로라 링(오른쪽).

북한은 억류 중인 미국 여기자 2명에 대한 재판을 4일 오후 3시에 시작한다고 이날 밝혔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보도'를 통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중앙재판소는 이미 기소된 범죄행위에 따라 미국 기자 로라 링과 리승은(유나 리)에 대한 재판을 6월 4일 오후 3시에 시작하게 된다"고 이날 낮 12시58분께 짤막하게 보도했다.

북한이 미국 여기자 2명에 대한 재판 날짜를 예고한 데 이어 재판 당일 재판 시작 시간까지 실시간 중계하듯 알린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미국의 '커런트TV' 소속 한국계 유나 리와 중국계 로라 링 기자는 3월17일 북.중 접경 두만강 인근에서 탈북자 문제를 취재하던 도중 국경을 넘는 바람에 북한 군인들에게 붙잡혀 억류됐다.

북한은 3월말 두 여기자에 대한 북한 당국의 중간조사 결과를 전하면서 "증거자료들과 본인들의 진술을 통해 불법입국과 적대행위 혐의가 확정됐다"고 밝힌 데 이어 4월24일 조선중앙통신사 `보도'를 통해 "해당기관은 확정된 미국 기자들의 범죄자료에 기초해 그들을 재판에 회부하기로 했다"고 말하고 지난달 14일에는 6월4일 재판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북한은 주북 스웨덴 대사관 관계자가 이들을 접견할 수 있도록 허용했고, 최근엔 미국의 가족들과 전화통화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인권문제로 빌미를 잡히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남한의 재판이 여러 날에 걸쳐 심리한 뒤 선고하는 것과 달리 북한의 재판은 통상 한 기일에 끝나는데, 이날 재판이 바로 끝날지 다른 기일을 정해 계속될지 주목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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