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멀리 북한이 바라보이는 중국측 압록강변에서 중국 단둥 주민들이 저녁 바람을 쐬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북한의 핵 문제를 해결하고 한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한 6자 회담에 정면대치되는 이번 북한의 2차 핵실험으로 중국이 긴장 완화를 위해 수년간 펼쳐온 '조용한 외교(quiet diplomacy)' 입장에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뉴시스

중국 단둥(丹東)에서 북한 변경(邊境)관광이 3년만에 재개됐으나 중국 관광객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장거리 로켓 발사에 이어 핵 실험,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 발사 준비 등 북한이 구사하고 있는 잇단 대외 강경책으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데다 반북(反北) 정서까지 형성되면서 중국인들이 북한 관광에 나서기를 꺼리고 있는 것.

4일 단둥의 관광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북한 변경관광이 재개된 이후 지금까지 단둥에서 관광에 나선 관광객은 2천여명에 불과했다.

이는 단둥 변경관광이 중단되기 이전인 3년전에 비해 30% 가량 감소한 것으로 지난 달 노동절과 단오절 연휴가 잇따랐던 점을 감안하면 중국 여행업계의 당초 기대치에 훨씬 못미치는 규모다.

북한 변경관광이 호응을 얻지 못하면서 하루 일정인 단둥-신의주 코스만 운영되고 있을 뿐 4일 코스의 단둥-묘향산 관광은 아예 시행조차 안되고 있다.

남북관계 악화에 따라 급감한 한국 관광객을 대신해 중국인들의 변경관광이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던 단둥 관광업계는 실망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단둥의 한 여행사 관계자는 "3년전에 비해 중국인들의 주머니 사정이 넉넉해졌기 때문에 변경관광 재개에 큰 기대를 걸었는데 실망스러울 정도로 수요가 없다"며 "핵 실험에 따른 불안감과 북한의 잇단 강경노선에 대한 중국인들의 반감이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과거에는 각종 세미나나 회의 등의 명목으로 변경 관광에 나섰던 공무원들도 꽤 있었는데 최근 중국 정부가 공무원들의 외유성 해외 출장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는데다 북한과의 관계도 껄끄러운 탓에 요즘은 공무원 관광객을 찾아볼 수 없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북한 관광에 나서는 중국 관광객들의 도박 열풍을 막기 위해 2006년 단둥 변경관광을 중단했다 북-중 수교 60주년을 맞아 지난 4월 29일부터 다시 허용했다.

변경관광은 비자없이 간단한 출입증만으로 북한과 러시아의 접경지역을 여행할 수 있는 것으로 중국 당국은 단둥에 이어 지난 달에는 지린(吉林)성 투먼(圖們)도 북한 변경관광 출발지로 허용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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