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한 지 열흘째인 4일 현재까지 핵실험을 단정할 만한 방사능 물질은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군당국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등에 따르면 북한의 핵실험 이후 남한 상공과 동해 상공에서 포집한 대기 성분을 분석하고 있지만 핵실험에 따른 방사능 물질은 검출되지 않고 있다.

핵실험 후엔 크립톤(Kr-85)과 크세논(Xe-135) 등 자연에서 발견되지 않는 방사능 물질이 대기로 방출되는 데 이 가운데 크립톤은 수십 년간 공기 중에 남아 핵실험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증거가 된다.

KINS는 북한의 핵실험 이틀째인 지난달 27일부터 강원도 고성군 거진측정소를 비롯한 동해 상공에서 포집된 대기성분 분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KINS의 한 관계자는 "해군과 공군의 협조 아래 하루 두 차례씩 동해상 여러 곳에서 공기를 포집하고 있다"면서 "공기를 정밀 분석 중이지만 아직 방사능 물질은 검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방사능 물질의 농도가 진하면 현장에서도 바로 검출될 수 있다"면서 "그러나 방사능 물질이 수백km를 날아오면서 대기 중에 희석될 수 있기 때문에 정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바람의 세기와 방향에 따라 방사능 물질의 도착 시기와 도착 지점이 다르기 때문에 여러 지역에서 공기를 포집하고 있다"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해 상공에서 두 차례 대기를 분석한 미국의 WC-135 특수정찰기도 방사능 물질을 검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북한의 2차 핵실험 규모가 애초 추정됐던 4kt(1kt는 TNT 1천t의 위력)에 훨씬 못 미치는 것일 수도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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