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2차 핵실험 사태에 대처하기 위해 6자회담 참가국 순방에 나선 제임스 스타인버그 미국 국무부 부장관 일행은 화려한 면면을 자랑한다.

북핵 문제를 비롯해 한반도 정책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미 정부 내 고위 인사가 총망라됐기 때문이다.

미 국무부의 실질적 살림꾼인 스타인버그 부장관은 물론이고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 스튜어트 레비 재무부 차관, 월러스 그렉슨 국방부 아태담당 차관보, 제프리 베이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 등 이름만 들어도 무게감이 느껴진다.

대표단 단장인 스타인버그 부장관은 미 국무부의 '한반도 라인'에서 힐러리 클린턴 장관 다음의 2인자다. 하지만 그는 '오바마의 인물'로 알려질 만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신임이 두텁다는 후문이다.

눈길을 끄는 인물은 레비 재무부 테러.금융정보담당 차관이다.

2004년 신설한 테러.금융정보담당 차관직을 맡은 이래 '불량국가'들의 대량살상무기(WMD)와 미사일 확산을 막기 위한 '자금줄 차단' 임무를 수행했다.

특히 테러자금 등과 관련된 기업이나 금융기관의 자산을 동결하거나 미국 금융기관과의 거래를 막는 일이 주요 업무다.

예상을 깨고 오바마 행정부가 출범된 이후에도 유임되면서 그의 존재감을 확인했다. 핵확산이나 무기거래, 테러를 막기 위한 수상한 자금거래를 차단하는 데 적임자임을 잘 보여준 것이다.

이에 따라 레비 차관이 북한 기업에 대한 미국의 금융제재와 관련해 방한 기간 기획재정부 관계자 등 '카운트 파트'를 만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한때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외교 당국자는 "스타인버그 부장관 수행업무에 주력할 것"이라고 부인했다.

보즈워스 대표는 자타가 공인하는 미 정부의 대북정책 총괄 실무 책임자다. 대북 정책과 관련된 사안을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장관에게 직접 보고할 수 있다는 게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오바마 대선캠프에서 아시아정책을 조언했었던 베이더 선임보좌관은 NSC에서 한반도 정책을 실무적으로 총괄한다.

이 밖에도 미 정부에서 한반도 관련 국방정책을 실무적으로 총괄하는 그렉슨 국방부 아태차관도 포함돼 있다.

고위 당국자는 "주요인사들이 총망라된 미 정부대표단의 순방은 그 자체가 갖는 정치적 함의나 중량감이 있다"면서 "남북관계와 한미동맹, 동북아 지역에 초래하는 전반적인 의미를 파악하고, 금융.정보.합참 분야에서의 포괄적 대처방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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