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 영화 ‘축제’는 전통적인 내용이라 좋더라. ‘쉬리’ 같은 있지도 않은 것을 만들어 해외에까지 가져가느냐. 합의서(공동선언)를 잘 이행하기 위해 이런 것 안 만들도록 하라. ”

지난 14일 평양에서 김대중(김대중) 대통령이 주최한 만찬에서 북한 김정일(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바로 옆에 앉은 박재규(박재규) 통일부 장관에게 “서로 자극하는 영화는 만들지 말자”며 그같이 말했다고, 박 장관이 21일 기자간담회에서 밝혔다.

김 위원장은 작년 말 핑클 등 신세대 가수들의 평양 공연에서 이들의 복장과 노래가 문제가 됐던 것을 염두에 둔 듯, “인민의 정서에 안맞는 것을 갖고 와서 부르니까 안 된다”면서 “이번에 서울에 간 우리 예술단은 정서에 잘 맞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조용필, 이미자, 심수봉, 은방울자매, 김세레나 등 옛날 듣던 게 좋더라. 그런 연예인들을 주축으로 해 보내주면 문화교류에 도움이 되겠다”고도 말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또 만찬 요리에 들어간 송이버섯을 가리키며, “북쪽에 송이가 많이 나니 올 가을부터 김 대통령과 수행원에게 송이를 선물로 보내겠다”고 약속했다고 박 장관은 전했다. /김인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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