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희 국방부 장관은 30일 북한의 지난 25일 핵실험에 대해 "국제 비확산 체제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며 북핵문제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장관은 이날 싱가포르 샹그리라 호텔에서 열린 제8차 아시아안보대화 본회의에서 `아시아.태평양 안보공동체 구축, 한국의 시각'이란 기조연설을 통해 북한의 핵실험이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6자회담 합의,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정부는 6자회담 참가국 및 국제사회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북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나가겠다"면서 "동시에 북핵 6자회담이 동북아 다자안보협력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또 "정치.군사적 긴장과 국지분쟁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테러, 해적, 사이버위협 등 새로운 안보위협이 증대되는 등 안보 개념이 정치.군사 위주에서 경제.사회.환경 등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이런 안보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역차원의 안보공동체 구축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그는 "아.태 지역에는 아세안 지역안보포럼, 아시아안보회의, 6자회담 등 다양한 다자안보협의체가 존재하지만 어느 협의체도 아.태 안보협의체라고 불릴 정도의 발전을 못하고 있다"며 그 이유로 다자주의의 한계, 아.태지역의 다양성, 동북아 지역 안보환경의 특수성 등을 들었다.

이 장관은 이의 극복 방안으로 `Crawl(기고), Walk(걷고), Run(달리는) 전략'을 제시한 뒤 "가능한 것부터 단계적.점진적으로 추진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아세안 지역안보포럼 등 기존 역내 다자안보협의체를 더욱 활성화해야 한다"며 "재난 구호 등 쉬운 분야부터 협력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신뢰의 토대가 충분히 마련된 경우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처럼 무기통제, 분쟁예방 등 주요 안보현안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소권역 단위의 다자안보협의체를 발전시키면서 소권역별 협의체를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노력도 도모해야 한다"며 "아.태 안보공동체 출범의 전 단계로 동북아, 동남아 등 소권역 단위로 안보협력을 강화하는 방안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기조연설 뒤 한.일 군사협력 발전에 대한 질문에 "한.일 군사협력 발전을 위해선 일본의 역사인식을 포함한 정치.외교적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며 당장 협력관계 발전에 나서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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